작품설명
학창시절 알 파치노와 미셸 파이퍼가 나오는 영화 <프랭키와 쟈니>가 재미있어서 여러 번이나 다시 본 기억이 난다. 그리고 고등학생 시절 담임선생님께서 주신 연극 티켓으로 무슨 내용인지도 모를 공연을 보러 소극장에 가서, 극장을 나올 때까지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두 작품의 작가가 동일인임을 알게 된 것이 불과 몇 해 전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원작의 작가는 초기에 여러 단막극들을 썼다. 당시는 미국이 한창 월남전을 치르고 있던 터라, 당시 수많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일었던 반전사상을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여러 작품에 걸쳐 표현하곤 했다.
지금 우리에게 그 작품들은 어떠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가. 우리는 이따금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에 의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을 해야 하곤 하고, 또 어떤 때는 그러한 외부의 힘을 감지하고서도 어찌할 수 없이 하기도 한다. 아직도 우리는 사회 제도의 틀 안에서도 우리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야만 하는 순간을 맞곤 하는 것이다.
<다음!>은 오늘날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과 그 극복에 대한 바람을 코미디로 그려보고자 했다. 어찌 생각하면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일 테니까.
줄거리
이 작품은 중년에 비만이고, 빚에 허덕이며 두 번 이혼한 사람으로 징병에 잘못 불려온 남자와, 조금도 허튼 짓이 용납되지 않는 여자 검사관 하사를 다루는 코미디이다. 어떻게든 군대 입대를 피하려 하는 “무능한 병사”와 그를 검사에 통과시키려는 검사관 사이에 재치 대결이 벌어진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오늘을 배경으로 번안된 작품이다. 월남전을 치르는 중이었던 1960년대 말의 미국과 지금의 우리나라 사이에는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그러나 국민에 대한 정부와 국가기관의 보이지 않는 요구의 부당함이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꼭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권력기관을 대표하는 간호하사와 소시민을 대표하는 김갑동 사이의 해프닝을 통해 이 시대에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