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정美소에서 꿈을 꾸다.
정美소에서 젊고 실험적인 예술가들을 지원합니다.
정미소 창작 지원 프로제트는 이 시대와 공연예술의 흐름에 ‘이대로 가야만 하는가’,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며 시작하는 작은 움직임입니다. 그러나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예측할 수 없는 기상번화를 일으키듯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모아져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으리라는 신념과 꿈을 가지고 우리는, 이 아름다운 프로젝트를 기쁘게 시작합니다.
2008년 정미소 창작 지원 프로젝트는 3월,
윤석화, 김기승, 이동준. 세 dreamer가 대학로 상공에서 만난다.
미술과 연극이 만난다.
음악이 공간을 날아다닌다.
햄릿이 나비처럼 꿈을 꾼다.
2008년 봄, 햄릿이 정미소에서 꿈을 꾼다.
정미소 대표 윤석화, 연출 김기승, 음악 ‘이동준’. 세 dreamer가 나비를 타고 대학로 상공에서 만난다. 폐허의 공간에 꽃씨를 부려 정미소를 만든 극장 대표 윤석화는 정미소를 단순히 기존의 공연을 올리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형식의 예술을 끊임없이 창출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러한 정미소의 정체성을 충분히 이해한 연출 김기승은 애초부터 정미소라는 공간을 염두해 두고 ‘nabis 햄릿’을 구상하였고 ‘씨어터와 갤러리의 만남’이라는 컨셉으로 극장을 총체적으로 구성하여 새로운 형식의 미를 창조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출가의 새로운 시도와 특유의 저력을 높게 사 ‘nabis 햄릿’은 정미소 창작 지원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선정되게 된다.
‘nabis 햄릿’에서 음악은 단순한 극의 판타지 효과를 배가시키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무대의 중심언어가 된다. 이동준의 음악은 정미소의 공간을 날아다니며 씨어터와 갤러리가 합친 무대에서 더욱 능동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작가가 선택한 ‘nabis 햄릿’의 햄릿과 극 중 8명의 인물들은 고독한 은둔형 외톨이들이다. 이들은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껍데기에 갇혀 끝내 죽음을 맞는다. 마치 나비가 7~8년에 가까운 오랜 시간을 번데기로 살며 짧게 날며 죽어가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나비에게 짦은 비행이 생의 종말이 다가왔음을 의미하나 나비의 아름다운 비행은 오랜 시간을 어둠 속에서 버텨온 나비에게 바쳐지는 기쁨의 진혼곡이기도 하다. 이 진혼곡은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고독한 삶을 마치고 떠나가는 햄릿과 <햄릿>속의 인물들, 또한 우리 모두에게 바치는 레퀴엠이다.
2008년 봄. 극의 마지막에 날아오르는 수백 마리의 나비들처럼 극을 통해 고독한 기다림과 허물을 던져버리고 우리 모두가 날아오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왜 nabis 햄릿인가?
상징주의 기법으로 재창조되는 nabis 햄릿
이 작품에 '개'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이미지 속의 개는 작품 속의 인물들이 투영된 메타포이다.
호레이쇼는 작품들의 인물들을 조정하기도, 연민을 품기도 하며 그들과 거리를 두고, 조장하며 결국에는 권력을 독점한다.
햄릿과 호레이쇼
작품은 두개의 대립구도로 구성된다. 햄릿을 비롯한 왕실 인물들과 유일하게 이성적인 인물 호레이쇼이다. 호레이쇼는 가면을 쓰고 선왕으로 분장하기도 하며 외롭고 단절된 인물들을 조정한다.
은둔형 외톨이 햄릿
작품 속의 9명의 인물들은 오랜 시간 자기만의 껍데기 안에 같혀 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는 나비와 그 모습을 같이 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꿈을 꾸고, 다른곳을 바라보며 진정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은둔형 외톨이들이다.
햄릿과 오필리어
서로 다른 꿈을 구고, 다른 곳을 바라보며 소통하지 못하는 햄릿과 오필리어
오필리어는 사랑하는 햄릿에게 끝내 다가가지 못한 채 시냇물에 빠져 비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nabis 햄릿> 연출의도
사람들, 성격와 상황의 애매모호함에 대한 집요한 분석이 필요했다.
때론 상상력에 의지한 여러 갈래의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애매모호함의 의심을 제거하기 위한 버거움을 극복할 때 작품의 인물들은 그제서야 사람다운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어떤 영웅도 아니면 감동과 위대함으로 치장된 어떤 사랑의 이야기도 분명하지 않은 '호흡' 앞에서는 다 소용없다. 원작의 위엄에도 불구하고 그 애매모호함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불경이 아니라 오히려 원작의 위대성을 높이는 일이다.
캐릭터
오필리어 | 다시 돌아오지 않으실까? 내님을 하얀 머리칼 날리면서, 내 님은 하얀 날개를 저으면서 말 없이 가셨네. 떠나셨네.
호레이쇼 | 어두워, 추워. 이제 날아갈 테야. 훨훨 날아갈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