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누가 우리 아이를 괴물로 만들었는가!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오는 6월 24일부터 7월 29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2006년 이지메를 당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자살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가해학생들이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였다. 어떤 가해 학생은 ‘아, 뒈져버렸군, 주물럭거릴 녀석이 없어져서 심심하네” 라고 말했다고 하며, 또 어떤 가해 학생은 조문을 가서 관 속을 들여다보며 웃었다고 한다. 나도 교사이기 때문에 이지메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일이 얼마나 적은지 실감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사람이 죽었다면 뭔가를 느끼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반드시 이것을 써야겠다 생각했다.
초연을 본 어떤 관객이 말했다. “현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중학교 교사를 하고 계신 분이었다. 현실은 언제나 픽션을 앞서간다. 이지메가 없어지는 날이 과연 올 것인가? 그건 알 수 없다. 그래도 교실을 뒤덮고 있는 슬픔의 안개가 하루라도 빨리 걷히길 바라 마지 않는다. “
- 작가 하타사와 세이고 -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일본에서 2008년 초연되었고, 한국에서는 지난 1월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화제작으로 주목 받았다. 낭독공연에 이어 본 공연까지 책임질 김광보 연출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점점 심각해지는 왕따 문제는 더 이상 누구의 책임으로 미룰 것이 아니라 누구든 책임을 지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임을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며 작품의 의미를 강조했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을 잇는 문제작!
지난해 12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학원폭력 문제가 공론화 된 이후 대한민국은 학원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리고 매일 보도되는 학원폭력의 끔찍한 실상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면서 우리는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도대체 누가 우리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었을까!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장애인 성폭력을 다룬 영화 <도가니>, 사법권의 문제점을 제시한 <부러진 화살>에 이어 우리 사회의 감추고 싶은 이면, 학교폭력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한다.

고립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숨막히는 서스펜스
학교 회의실로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내는 가해학생의 부모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회의실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극도로 냉정한 시선으로 차분하게 사건을 전개해 나간다.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죽은 여학생의 편지를 은폐하려는 학부모, 유령처럼 계속 나타나는 또 다른 편지. 고립된 공간에 압박해 들어오는 저항할 수 없는 힘의 대결이 이 작품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명 배우들이 선사하는 현실감 넘치는 연기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에는 학생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고 가해와 피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들과 학교 선생들만 출연한다. 이 작품은 가해학생의 부모들이 사건을 회피, 은폐 하는 모습을 통해 진짜 어른의 부재라는 현대사회의 병폐와 현실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부모들의 행동 속에 아이들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아이들의 캐릭터도 무대 위 부모들의 모습과 비견할만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암전도, 무대전환도 없는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무대는 손숙, 김재건, 박용수, 박지일, 이대연, 길해연, 서이숙, 손종학 등 대한민국 대표 연극 배우들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한국공연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방식은 낭독공연이었다. 13명의 배우들은 의자에 앉아 최소한의 움직임과 대사만으로 공연을 선보였고,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은 1시간 30분 공연시간 동안 숨소리를 죽여가며 배우들과 함께 호흡했다. 대본의 리딩에 지나지 않는 건조한 공연에서도 관객들은 가해 학생 부모들의 행동에 분노하며 참담해했고, 때로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450여명의 관객은 공연이 끝난 후 박수 갈채로 그들이 받은 묵직한 감정을 무대로 전달했다.

이 작품은 일본의 학교 이지메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지난해 12월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공론화 된 우리 나라의 학원폭력 문제와 너무나도 흡사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자유분방하고 수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있지만 마땅히 욕구를 발산할 길을 찾지 못하고 스스로를 인정받을 길이 없는 학생들에게 그들만의 세계에서의 위계질서와 폭력은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때문에 이제 학생들의 폭력성은 우리 사회에서도 일반 현상이 되어 버렸고, 언젠가는 이 젊은이들이 책임져야 할 미래를 위해, 지금 사회를 이끄는 기성세대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인 것이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한국공연은 작품의 배경인 일본 명문 사립 중학교를 서울 국제중학교로 옮겨와 우리사회에 만연된 왕따 문제와 함께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사회, 성과 위주의 교육 문제 등 기성세대로서 방치해 온 사회적 문제들에 주목하도록 할 것이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무거운 문제를 다룸에 있어 희화화 된 설정을 적절히 가미하여 작품의 재미와 묵직한 주제의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물고 물리는 가해자와 보이지 않는 피해자의 싸움,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마지막, 회의실을 떠나는 가해학생들의 부모 모습은 그 어떤 반전보다 더 강한 페이소스를 관객들에게 남긴다. 이 작품의 강렬함은 손숙, 김재건, 박용수, 길해연, 서이숙, 박지일, 이대연 등 대한민국의 대표 연극 배우들의 화려한 앙상블로 완성된다. 그리고 연극의 팬들에게 걸출한 배우들의 연기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놓쳐서는 안될 공연이 될 것이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어떤 공연인가

하나.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 하지만 학생이 등장하지 않는 연극
대구 중학생의 안타까운 죽음과 유서,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그 이전과 이후에 드러났던 학원폭력과 집단 이지메의 안타깝고 끔찍한 실상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면서, 우린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
도대체 어떤 부모들이 애들을 이런 괴물로 만들었을까? 혹시 내 아이는…?
내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만이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 생각들을 통해 우리가 자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 기성세대, 부모의 역할이다.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의 주인공은 바로 이 부모다.
학생의 자살 사건이 일어나고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 회의실에 소집되면서 작품이 시작되는데, 공연이 막을 내리는 그 순간까지 부모들과 선생들의 대화 만이 무대를 채운다. 학생은 단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 것이다.
자살한 여학생이 자살 직전 담임과 다른 반 친구 등 4명에게 가해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편지(유서)를 보낸 것이 유일한 증거. 부모들은 “설마 우리 아이만은..”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잇달아 밝혀지는 진실을 외면한다. 그리고 그들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단결’해야 한다는 공통된 목적으로 집단을 형성하며 유일한 증거인 편지를 빼앗아 불태우는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부모들의 얼굴을 통해 진짜 어른의 부재라는 현대사회의 병폐와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들 한 명 한 명은 훌륭한 부모, 존경 받는 사회인이지만 하나의 집단으로 분류되었을 때 이들은 이지메의 가해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집단이기주의의 본성을 발휘한다. 부모들의 행동 속에 아이들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 아이들의 캐릭터도 무대 위 부모들의 모습과 비견할만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둘. 숨막히는 서스펜스로 풀어낸 철저한 사회고발 연극
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막과 장의 구분, 암전도 없다. 자극적인 상황설정과 감성적 호소, 과도한 교훈성과 메시지를 주장하지 않은 채 이성적이며 냉정한 시선으로 차분하게 사건을 전개한다. 가해학생의 부모들은 증거를 불태워버리거나 심지어 집어 삼켜버리지만 죽은 여학생의 편지는 마치 유령처럼 부모들이 모여있는 회의실에 계속 날아든다. 가해학생의 부모들은 과연 어디까지 증거를 없앨 수 있을까? 회의실이라는 고립된 공간과 이 공간을 압박해 들어오는 저항할 수 없는 힘의 대결이 바로 이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힘이다. 그리고 현직 고등학교 교사이자 작가 하타사와 세이고의 생생한 현장 경험에서 묻어 나오는 리얼리티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현실감을 부여한다.

줄거리

서울에 있는 한 중학교의 상담실. 이지메를 견디다 못한 여학생이 아침에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들의 부모들이 한 두 명씩 회의실에 소집된다. 자살한 여학생이 자살 직전 담임과 다른 반 친구 등 4명에게 가해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편지(유서)를 보낸 것이 유일한 증거. 부모들은 “설마 우리 아이만은…”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잇달아 밝혀지는 진실들을 외면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단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부모들. 그리고 끝내 아이들과 학교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편지를 빼앗아 불태우는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