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한 땀 한 땀 금사(金絲)로 수놓은 연서(戀書)...
-‘비단에 수를 놓아 편지 대신 보내는 서신이나 詩’를 일컫는 ‘직금도(織錦圖)’는 전쟁이나 귀향 등 먼 곳으로 전출된 남편에게 안사람이 수를 놓아 자신의 마음을 담던 이른바 ‘연서(戀書)’이며, 대개는 손수건이나 치마폭에 문양을 그리듯이 글자를 썼고, 그리움이나 애절함 등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 또한 ‘직금도’는 ‘회문시(回文詩)’라 하여 단순한 세로쓰기가 아닌 나이테처럼 원의 조합을 하나의 형태로 삼아 내려 읽어도 올려 읽어도 그 의미가 서로 통하는 매우 독특한 형식(이인로 <파한집)으로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간절함을 오랜 시간 정성껏 금실로 수를 놓았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문화적 유산입니다.


도망처가(悼亡妻歌)에 얹힌 ‘추사’의 사랑 ...

- ‘추사 김정희’는 부인인 ‘예안이씨(禮安李氏)’에게 40여 통의 한글편지를 남겼는데, 그 중 유배지 제주에서 부인의 죽음을 통보받고 세상을 떠난 부인에게 보낸 ‘내세에는 부부가 바꿔 태어나 내가 죽고 그대가 살아 나의 이 슬픔과 고독을 그대가 알게 하리’란 ‘도망처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 이 작품은 그렇게 ‘추사’와 애절한 사랑을 나눴던 ‘예안 이씨’에 대한 얘기로 ‘직금도’라는 특별한 상징과 나름의 각색을 통해 무대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과 헤어짐, 그리고 죽음까지를 가급적 간결한 이미지로 구성하고자 한 작품입니다.


아름답지만 슬픈 직금도(織錦圖)...

- 어려서부터 서예와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었던 ‘예안 이씨’는 나이 열아홉에 ‘추사’와 혼례를 올렸고 두 사람의 사랑은 무척이나 애틋하고 각별했지만, 오랜 유배생활을 했던 추사와 헤어져 있던 중에 ‘예안 이씨’는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고, 그 슬픔이 너무 컸던 추사는 여생 동안 혼인 하지 않은 채 글과 그림을 그리는 데 몰두하며 생을 마쳤다 합니다.
- 이 작품은 ‘예안 이씨’의 관점으로 접근하였으며, 직금도의 형식에는 원형, 바둑판, 삼각형 등의 다양성이 있는데, 그런 직금도의 형태를 동선과 이미지로 구성하는데 중점을 두어 무대미술과 조명의 접목을 시도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