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포크송 드라마
음악만큼 자기 자신과 남에게 위로가 되는 친구가 있을까?
순대국집 다락방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는 CJ고구마 박지선은 음악으로 일상에 지친 세상 사람들을 위로한다. <한밤의 세레나데> 공연을 위해서 70년대 가상의 히트송 2곡을 포함해 촐 14곡이 작곡 되었고, 흘러간 7080 가요들고 몇 곡 담겨 있다. 가상의 히트곡은 70년대 가요들의 특징을 잡아서 작곡되었고, 그래서 가상의 히트곡엠에도 불구하고 실제 1970년대의 노래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선은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을 위해 엉뚱한 가사와 쉬운 멜로디를 붙혀 즉흥적으로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 황당해서 웃기기까지 한 노랫말이 슬픈 마음을 녹이고, 재미난 노랫말, 아흠다운 멜로디에 상처난 마음은 금세 치유된다. <한밤의 세레나데>의 노래들고 그렇다. 계단을 올라 갈 때, 요리할 때, 양치질이나 면도할 때 이럴 때에도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이고, 술 먹고 고성방가할 때도 유용한 음악들이다.

줄거리

순대국집 노처녀 박지선이 부르는 엉뚱한 사랑 노래
서른 세살 노처녀 박지선은 새벽 2시부터 3시까지 인터넷 방송 <한밤의 세레나데>를 진행하는 CJ(사이버자키)이다. 박지선은 CJ고구마로 불리며 네티즌들이 올리는 사연을 소개하고 통기타로 즉흥곡을 불러주며 그들의 상처를 쓰다듬어주는 큰 언니 같은 존재다. 바람둥이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한다는 사연에 온갖 나쁜 병명을 동원해 가열찬 저주를 퍼부어주는 지선의 씩씩한 통기타 선율에는 서른 세살 노처녀의 고민과 아픔도 담겨 있다.

허름한 순대국을 닮은 지긋지긋한 일상, 엄마의 잔소리
웃음과 눈물을 나누는 심야의 세레나데가 울려 퍼지는 CJ 고구마 박지선의 공간은 예쁠 것도 없는 좁은 다락방. 홀어머니가 운영하는 순대국집 한 켠에 자리한다. 통기타를 메고 발차기를 날리는 열정어린 CJ 고구마의 세레나데가 멈추면 후후~ 불어 조심스레 삼켜야 할 허름한 순대국 같은 일상이 펼쳐진다. 나이 서른 셋에 시집도 못 가고 일정한 월수입도 없이 빈둥거리며 한밤중엔 괴상한 노래만 불러대는 딸 지선이 못마땅한 엄마. 박정자 여사는 굵은 손마디로 먹음직스럽게 순대를 썰고 손대중으로 굵은 소금 툭툭 털어내 맛깔스러운 순대국을 만들어낸다. 밤새 도너츠를 튀기는 지선의 남자친구 ‘도너츠’는 어눌한 말투에 초라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지선의 어머니에게 정겹게 다가가고 싶어한다. 칼로 물베기 보다 더 어렵다는 엄마와 딸의 싸움은 지긋지긋한 일상이고 그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도너츠’의 모습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엄마와의 다툼이 극에 달하고 폭발한 지선은 서른 세살 노처녀가 쉴 수 있는 세상 유일한 은신처 다락방에 숨어 든다. 어려서 즐겨들었던 낡은 LP판을 집어든 지선은 근사하게 통기타를 메고 있는 혼성듀엣이 자신의 부모님이기를 바래본다. 70년대의 정서가 물씬 풍겨나는 노래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 흐르고 지선은 초라한 엄마를 원망하며 눈물을 흘리며 방송을 하던 중 감전이 되어 정신을 잃는다.

지선, 엄마의 스물 여섯을 만나다.
지선이 묵직한 뒷목을 잡고 부시시 눈을 뜬 곳은 다락방이 아닌 음악다방 ‘쎄시봉’. 엄마와 ‘도너츠’는 지선이 그토록 바라던 혼성듀엣 ‘나랑 너랑’이 되어 유난히 맑고 고운 음색으로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을 부르고 있다. 어리둥절한 지선에게 자신들을 소개하는 혼성듀엣 ‘나랑 너랑’은 다름아닌 지선의 아빠 박봉팔과 엄마 박정자.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는 정자는 순대국집 아줌마의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운 사랑스럽고 앳된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나팔바지 자락을 휘날리며 느끼한 멘트 꽤나 날리는 박봉팔과 두 사람은 가수 데뷔를 꿈꾸며 소박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봉팔과 정자는 음반기획사의 오디션에 듀엣으로 응시한다. 그러나 기획사측에서 수려한 외모의 남자가수가 필요하다며 봉팔 만을 데뷔시킨다. 생계를 위해 홀로 가수로 데뷔해 인기몰이에 성공한 봉팔, 그런 봉팔을 먼 발치에서 바라봐야 하는 정자는 임신한 몸으로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지선은 자신을 임신하고 있는 나이 어린 엄마를 동생처럼, 딸처럼, 친구처럼 감싸안아 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