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오태석 작, 연출 <백년언약>은 5월 청소년 공연예술제 초청작이자 한국 근대연국 100주년 기념작품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려진다.
이 작품은 오태석 예술감독의 국립극단 부임 이래 첫 창작 대본 집필과 연출을 겸하는 작품으로 삼국유사를 기본 줄거리로 하여 한국 근대사를 넘나든다. <백년언약>은 하반기에 있을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에서도 공연되어 세계 유수의 공연작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한국 연극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제문화교류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국립극단은 물론 국내 연극인들이 한국 현대연극 100주년을 함께 기념하고 축하하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우리 연극사를 빛낼 수 있는 작품을 기대한다.
줄거리
격랑의 역사 위에 한 조각 폐선 모냥 떠있는 객차, 피난생활을 하는 열서너 세대가 적과 동지를 갈라놓는 사상의 회오리 속에 가족들을 지켜내려 몸부림친다. 만삭의 몸으로 새댁은 경무대에 끌려간 남편의 생사확인에 동분서주하다 유산하고 만다. 남편의 부재로, 생계를 꾸려나갈 방도를 찾아 밤거리에 나선 새댁은 동변상련의 아픔을 지닌 상이군인을 만나 의지한다. 세월은 흘러 중국 본토의 모택동 주석의 기세가 등등하여 이 나라는 이제 중국세이다. 전쟁 통에 헤어진 남편의 소식을 듣게 된 새댁은 믿기지가 않는다. 나라의 허리를 끊어낸 DMZ에는 땅굴이 생겨나 삶의 고달픔에 지친 동족들이 탈출해 오는 통로로 쓰인다. 전쟁과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 스러지는 생명은 어른이 아니라 우리의 후손인 어린아이들이니, 못먹고 굶주려 영양실조에 뼈만 앙상하다. 게릴라전의 용도로 만들어진 DMZ의 땅굴은 이제 반세기 넘어 단절된 민족의 소통의 통로로 쓰여 져야 할 터, 희망을 담은 노란 통학버스가 북녘의 어린 아이들을 한가득 실고 넘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