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억울한 죽음, 의문의 죽음, 끔찍한 죽음....
'죽음‘에 얽힌 사연도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사만큼이나 가지각색이다.
뉴 밀레니엄 시대를 고대하며,
20세기 말의 한국을 견뎌낸 상처받은 사람들이 달빛 아래 모였다.
21세기의 우리는 또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서울시극단이 올 가을 9월 21일부터 10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달빛속으로 가다>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연극 <달빛속으로 가다>는 중견 극작가 장성희가 90년대 말에 쓴 작품으로 당시 작가가 기억하는 주변인의 ‘의문사’가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침묵’, ‘느림’ 때로는 ‘웃음’으로 8-90년대의 한국에 대한 기억들을 더듬으며 현대사회의 모습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장성희 작가, 김철리 연출 12년만의 재회, ‘2000년 새로운 예술의 해 희곡 선정作’
장성희 작가의 <달빛속으로 가다>는 1999년 정부가 내건 ‘2000년 새로운 예술의 해 희곡 공모’에 선정된 희곡이다. 당시의 지원금만으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2000년 8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짧게 공연된 후로 12년 만에 두 예술가의 재회로 세종M씨어터에서 재연되는 셈이다. ‘왜 <달빛속으로 가다>를 다시 올리는가?’에 대한 이유는 이 연극을 찾는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초연 이후에도 가슴에 진하게 남아있던 작품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이 12년의 세월을 지나온 만큼, 2012년 가을의 <달빛속으로 가다>는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386세대를 위한 향수, 21세기 젊은이들에게는 세대간의 소통
극중 배경인 1999년의 시대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이 작품은 노골적으로 당시의 정치, 사회적 사건들을 꼬집어내지는 않는다. 다만 그 시대를 살았던 현재의 장년층들이라면 충분히 연극을 보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옛 기억들을 떠올리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될 것이고, 젊은 연령층의 관객들에게는 다양한 ‘죽음’의 사연을 통해 윗세대가 견뎌온 세월을 이해하며 현재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줄거리

깊은 산중에 있는 영불암에는 고시공부를 하다 실성한 청년 관식과 엄보살이 기거하고 있다. 어느 날, 백중제사준비에 바쁜 이곳에 자살한 사나이의 시체를 지게에 지고 한 중년 남자가 내려온다. 이어 늙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산에서 발을 접지른 중년의 의사, 그를 부축하고 온 의문의 중년남자, 사업이 망해서 공공근로를 하러 온 사람 등이 모여든다. 달이 중천에 떠오르며 죽음과 관련한 각자의 사연들이 교차하는데……

캐릭터

엄보살 | 62세 공양주 보살,

민기철 | 등산객

여인 | 미망인

한영수 | 의사

관식 | 고시생

이용수 | 산불 감시인

노파 | 여인의 시어머니

김연홍 | 미혼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