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신개념 창극!
한태숙 연출, 정복근 작
국립창극단 스릴러창극 <장화홍련>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의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스릴러창극 <장화홍련>를 오는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올린다. 작품에 내재한 어두운 측면을 포착해내 치밀하고 세련되게 표현해내는 대한민국의 대표 연출가 한태숙과 극작가 정복근이 호흡을 맞추는 첫 번째 창극이다.
작자 및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은 오늘날을 배경으로 한 색다른 이야기로 탈바꿈했다. 장화와 홍련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나 경제적 박탈감에 무서운 방관자가 되는 계모 허씨, 대책 없이 무기력한 아버지, 결혼과 유학에 들떠 자신들의 떠남이 다른 가족에게는 큰 고통이 되리라는 것을 짐작하지 못하는 장화와 홍련, 그동안 누려왔던 유복함이 사라진다는 데에 돌변하는 장수 등등. 동시대인들이 공감하는 사회적 문제(경제적 고통과 그에 따라 헐거워지는 가족관계)에서 비롯되는 비극이 국립창극단의 ‘한국적 소리’와 어우러지며, 공포를 배가시킨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원일 예술감독이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작창(作唱)은 극중 배무룡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의 왕기석 명창이 했다. 작곡은 월드뮤직밴드 AUX의 작곡가로 최근 국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홍정의가 맡았다.
장면 전환, 등장인물의 심리 등을 무대 오브제와 영상을 통해 모던하게 표현해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며, 무엇보다 ‘스릴러창극’으로서의 밀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서 공연과 관람이 동시에 이뤄진다.

줄거리

장화와 홍련이 집을 떠날 시기가 다가오면서 빈손으로 남게 되는 가족들은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각자의 이기심 속에서 허물어지는 것을 느끼며 불안에 빠진다. 장화와 홍련의 재산을 관리하던 변호사는 자매의 갑작스러운 실종에 의심을 품고 신고한다. 사방으로 도움을 청했었지만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고 살해당한 자매의 유령은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 무관심과 불간섭의 이 냉랭하고 세련되며 깔끔한 분위기 속에서 장화와 홍련이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살해당해야 했던 것처럼, 살인자인 허씨 역시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자신이 살해한 의붓딸들과 (영원히 안락하게) 함께 사는 연옥으로 들어가서 제 손으로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