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남자’라는 성 정체성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야 마는, 통제되지 않는 가장 왕성한 존재들이 모여있는 고등학교는 어쩌면 싸움의 세계, 남자들의 생태계를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다. <남자가 로망>도 ‘남자다움’에 대한 사내자식들의 욕망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포장하는 ‘우정’, ‘사랑’ 등의 흔한 장치는 없다. 이 작품이 좀 더 쉽게, 더 솔직하고 감각적으로 욕망을 다루는 재료는 바로 “몸”, “싸움”이다. <남자가 로망>은 무대 위에 실재하는 육체의 부딪힘, 싸움을 통해 액션연극의 신선한 방향을 제시하고 폭력과 싸움의 경계를 짓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또한 약육강식이라는 불변의 법칙을 깨고자 하는 인물을 따라가는 이야기가 관찰자인 관객들에게 통쾌함 이상의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이 작품은 묻는다.

줄거리

한 고등학교 교실. 여기에는 어느 누구도 덤비지 못하는 일명 전설의 김병후가 있다. 아무 이유 없이 반 애들을 괴롭히던 병후는 같은 반의 전교1등인 지우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정진은 용기내어 병후를 저지하는데 병후의 발차기 한 대에 정진은 순식간에 의식을 잃는다. 그 이후로 정진은 병후의 공식적인 빵셔틀이 되지만 정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병후에게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덤비는 족족 힘없이 지고마는 정진은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에 싸움의 고수라고 하는 판수를 찾아가 싸움을 배우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