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기획의도
무대에는 한 대의 피아노가 있다. 그리고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등장한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와 더 이상 그것을 연주할 수 없는 피아니스트. 손가락이 굳어버린 나이든 피아니스트는 한 평생 예술가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며 삶에 대해 질문 하고,다른 피아니스트는 그의 이야기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그가 살아온 인생과 예술이 이야기와 음악으로 관객에게 들려 진다. 음악의 배경을 이루는 역사적 사실과, 배우의 연기가 표현하는 허구적인 삶은 선율과 독백을 타고 극장을 가득 메우게 될 것이다.
<피아노포르테, 나의 삶>은 2011년 창작 초연으로 국내에서 성황 리에 공연한 데 이어 2012년 프랑스 아비뇽 Espace Saint - Martial의 초청으로 아비뇽 연극제 OFF에 참여하여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유도하며 성공적 공연을 마친 바 있는 작품이다. 2012년 하반기 서울 공연에서는 국내 공연 시 초연하였던 남성 공연진의 공연과 프랑스 공연을 진행하였던 여성 공연진의 공연을 번갈아 진행함으로써, 다채로운 관극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일상이 예술과 만나고, 과학과 예술이 융합하고, 예술 장르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오늘의 사회에서 <피아노포르테, 나의 삶>은 음악 감상과 연극 관람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다른 심미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연출의도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로 연기와 연주가 접목된 공연형태를 갖는다. 클래식 거장들의 명곡을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듣는 동시에 배우의 독백을 통해 그 음악들을 눈으로도 감상하게 된다. 아울러 생의 끝 무렵에 서있는 늙은 피아니스트가 들려주는 완벽한 연주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치열한 삶에 대한 독백을 통해 음악, 더 나아가 예술과 인간의 감성에 대한 성찰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줄거리

#-1 피아니스트의 분신인 연주자가 누군가에게 떠밀린 듯 나타난다. 극중 피아니스트의 생애 첫 번째 연주회의 플래시백이다. 피아니스트의 분신의 연주와 함께 극이 시작된다. #-2 나이 든 피아니스트가 등장해 생애 첫 연주회에 대한 회상에 잠긴다. 그는 긴장했던 탓에 선생님에게 밀려나왔던 에피소드를 말하며 피아니스트로서의 삶의 첫 시작을 떠올린다. 그는 인공심장으로 삶을 지탱하지만 음악에 대한 순수한 동심은 예전과 같이 살아 숨쉰다. #-3 일곱 살 때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했지만 공감이 부족했던 그는 Appassionata를 더 이상 연주하지 못했다. 열여섯이 되던 해 Appassionata를 다시 연주했고 막연한 분노와 욕구로 연주를 했었던 자신을 떠올린다. 피아니스트는 완전한 연주는 할 수 없었지만 끊임 없는 소통을 통해 음악을 이해하려는 과정을 겪었다. #-4 피아니스트로서의 일생은 음악가들의 비밀을 발견하고 그것을 이해하려는 끝없는 여행이다. 베토벤의 음악에서는 인간의 감성을 고스란히 빨아들여 공유하려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는 연주를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실어증을 갖고 요양하던 그는 ‘작은 별 변주곡’ 피아노 소리의 음악적 감성이 다시 살아나, 그가 연주했던 모든 음악가의 묘를 찾아간다. #-5 비로소 피아니스트는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완전한 연주라는 것을 깨닫는다. 위대한 진실을 알았을 때 그의 손은 이미 마비가 되어 피아니스트로서의 인생은 끝이 났다. 인생의 아이러니를 뒤로 하며 회상을 통하여 피아니스트로서의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 본다.

캐릭터

늙은 피아니스트 | 과거 신동으로 불리던 피아니스트. 현재 손도 마비되고 인공심장에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피아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살아있다.

피아니스트 | 늙은 피아니스트의 젊은 시절을 나타내는 분신. 늙은 피아니스트의 회상에 따라 피아노를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