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프랑스의 국민작가이자 20세기 최고의 단편소설가 중의 하나로 꼽히는 마르셀 에메의 동명의 소설(Le passe- muraille)을 원작으로, <쉘부르의 우산>,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으로 3번의 아카데미상 영화음악상과 5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금세기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꼽히는 미셸 르그랑이 곡을 붙여 완성한 작품으로, 1996년 11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되어, 프랑스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몰리에르상 최우수 뮤지컬 상과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1940년대 프랑스 몽마르뜨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발랄하면서도 기발한 상상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벽을 뚫는 남자>는, 주인공 ‘듀티율’이 어느날 벽을 통과해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면서 평범하기만 하던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고, 프랑스 전체가 들썩이게 되는 사건의 주인공이 된다는 내용이다. ‘몽마르뜨 언덕의 사랑예찬’이라는 부제만큼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 작품은 시종일관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가슴 찡한 정서적 공감으로 2007년 겨울을 따뜻함으로 채워줄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톱 클래스 배우 남경주, 고영빈이 더블 캐스팅으로 새로운 모습의 주인공 튜티율 역을 창조할 것이다. 또한 초연 당시 뮤지컬 배우로의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 가수 해이와,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예 정명은이 여주인공 이사벨역을 맡는다. 이들이 호흡이 만들어 낼 첫사랑의 흥분과 그 애절한 결말을 기대해본다.
또한 이 작품의 특징이자 묘미는 11명의 배우가 23명의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 그만큼 주인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전체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1인 다역을 통해 창조되었던 명장면들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초연 배우들 중 누가 또다시 이번 공연에 합세하는지가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제는 모두가 섭외0순위로 꼽히는 국내 최고 배우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다시 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김성기, 조정석, 임철형, 김영주, 최혁주, 오세준, 김승필, 강연종 등 거의 모든 초연 배우들이 이번 재 공연에도 다시 뭉쳐 환상의 호흡을 재현할 것이다.

줄거리

Act 1
1947년, 전쟁의 기억은 이곳 저곳에 남아있지만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간 파리. 우체국 민원 처리과의 듀티율은, 소박하고 어느 곳 하나 특이할 것 없는 독신남으로 우표수집과 장미에 물주기가 취미다. 오늘도 언제나 같은 하루, 타이프라이터 앞에서 민원에 대해 답신을 치고 있다. 태만하고 요령 좋은 동료들은 하나하나 일일이 성실하게 일을 하는 그를 바보 취급한다.
오후 다섯시, 듀티율은 일과를 마무리 한다. 매춘부, 화가, 신문팔이.., 활기찬 이웃들이 살고 있는 몽마르뜨의 집에 돌아가자 갑자기 정전. 매일 밤 일어나는 정전에 그는 진절머리가 나지만, 오늘 밤은 평소와는 뭔가 다르다.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전기가 들어오고 그는 집 안에 들어와 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불이 나갔을 때, 마치 벽이 없어져버린 듯, 그는 바깥의 계단에 서있는 것이다.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한 듀티율은, 황급히 정신과의사 듀블을 찾아가지만, 의사는 놀라지도 않고, 장황한 병명을 나열하며 약을 처방해 준다. “벽을 뚫고 지나다니는 것이 힘들어지면, 이 약을 먹으면 되요.”라며.
돌연 ‘벽을 뚫는 남자’가 되어버린 듀티율은 당황하며, 보통의 사람으로 돌아가 평범한 공무원 그대로 있고 싶다며 탄식한다. 하지만 그 생각과는 달리, 직장의 군인출신 신임 부장에게 욕을 먹고 화가 난 듀티율은 벽을 뚫고 머리를 내밀어 보여주며, 부장을 미치게 만들어 버린다. 이 일로 듀티율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 집으로 가는 길, 그는 문득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보고 싶어지게 되고, 빵집의 벽을 통해 들어가 빵을 훔쳐본다. 자신의 ‘특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 듀티율은, 결국 보석점의 벽까지 뚫고, 주머니 한 가득 보석을 훔쳐 나온다. 갑자기 영웅이 되어버린 그는, 의적처럼 훔친 호화로운 목걸이를 매춘부의 목에 걸어준다. 이제 벽을 뚫는 도적 ‘벽뚫남’이 되어 신문지상을 놀라게 하는 존재가 된 듀티율.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는 그였지만, 그에게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같은 거리에 살고 있는 아름답지만 불행한 부인 ‘이사벨’이었다. 그는 이사벨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점점 더 유명해지려고 한다.
밤, 은행의 금고에 들어온 듀티율은, 경보가 울리는 가운데 유유히 개인 금고의 물건들을 꺼내 본다. 돈다발, 비밀 서류, 보석, 와인, 심지어는 스캔들이 담긴 편지까지… 그가 타인들의 각양각색의 은닉품을 보고 재미있어하는 동안 두 명의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다. 스스로 ‘벽뚫남’이라며 이름을 밝히는 범인의 앞에서, 경찰들은 수갑을 치켜들고 출세가 멀지 않았다며 즐거워한다. 듀티율은 모든 것은 이사벨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녀가 이 사실을 알아주길 바라며 매스컴을 불러줄 것을 요구한다.

Act 2
‘벽뚫남’의 정체가 안면 있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안 몽마르뜨의 주민들은 친구를 구출해 내기 위해 힘을 모아 일어선다. 한편, 형무소에 수감된 듀티율은 시끄러운 간수들과 형무소장에게 질려있다. 그곳에 벽을 뚫는 남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데모대가 도착한다. 언제나 그를 비웃었던 직장 동료까지 참가하고 있다. 듀티율은 그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기 위해 철창을 뚫고 나온다.
몽마르뜨 이사벨의 집 앞. 듀티율은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그녀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까지 와서 갑자기 주저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방법이 틀렸던 건 아닐까? 그녀에게 이 마음이 전해질 수 있을까? 그 때 창문이 열리고, 이사벨이 발코니에 나온다. 검사인 남편에게 자유를 구속 당하고 있는 그녀는 ‘벽뚫남’이 도망쳐 자유롭게 되었다는 사실을 기뻐하며, 언제나 그를 꿈에도 그리워했다고 노래한다. 집 안에서는, 냉정하고 오만한 남편이 이사벨을 부르는 성난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다리고 있던 듀티율은 이사벨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가슴에 담았던 이야기를 말하며 함께 도망치자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꿈이 현실이 되었다며 감동하지만 거절해버린다. 이윽고 검사는 자물쇠를 잠가 그녀를 감금하고 남몰래 도박을 하러 간다. 듀티율은 생각 끝에 재판을 받기 위해 다시 형무소로 돌아간다. 마침내 재판이 시작된다. 파시스트, 매춘부, 공산주의자가 듀티율을 위해 증언을 하고, 이사벨의 남편인 검사는 벽을 뚫는 남자의 사형을 구형한다. 그러나, 듀티율은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그가 은행에 들어갔을 때 가져온 비밀서류를 내밀며, 이사벨의 앞에서 오히려 검사의 죄를 폭로하며 고발한다. 비난 받은 검사는 모두에게 쫓겨 법정에서 도망가버린다.
결국, 듀티율의 마음은 이사벨에게 전달된다. 주위 사람들은 서두르라며 재촉하고, 듀티율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사벨의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잠시 후에 나온 그는 행복해 보이는 그녀와는 달리, 왠지 아주 피곤해 보인다. 기운을 내기 위해, 언젠가 의사 듀블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생각해낸 그는, 처방 받은 약을 단숨에 마셔버린다. 그리고 나서, 그녀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언제나처럼 벽을 뚫고 들어가지만...

캐릭터

듀티율 | 성실한 공무원. 우연히 벽을 뚫고 다니는 힘을 얻고 이사벨을 사랑하게 되면서 평범하기만 하던 인생이 괴도 가루가루로 완전 뒤바뀌고 만다.

이사벨 | 아름답고 젊은 부인. 검사인 남편에게 감금 당해 살지만 언젠가 진정한 사랑이 자신의 앞에 나타나리라는 꿈을 꾸며 산다.

닥터듀블 | 알콜중독 정신과 의사. 듀티율의 병을 진단하며 약을 처방하며 진심으로 여자를 사랑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

부장 | 우체국에 새로 부임해온 군인출신 부장. 듀티율을 책망하다가 결국 화가난 듀티율의 장난에 의해 발광하게 된다.

매춘부 | 낮에는 야채장사로 밤에는 매춘부로 살아가는 중년의 여인. 가루가루가 나타나 그녀에게 목걸이를 걸어주자 하늘이 준 선물로 알고 감동한다. 듀티율의 석방을 위해 데모대를 조직한다.

공무원 M양 | 듀티율의 동료. 성실히 일하는 듀티율을 무시하지만, 듀티율이 벽을 뚫는 남자 가루가루라는 것을 안 뒤, 그를 위해 지금까지 처녀로 살아왔다며 듀티율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섹시한 푼수

형무소장 쥬디온 | 형무소의 하루가 지긋지긋하다는 형무소장 쥬디온. 젊었을 적 꿈은 가수가 되는것. 아내가 자신을 떠난 후 기쁨이 없이 살아가고 있다.

화가 | 몽마르뜨 언덕의 화가. 배고프지만 캔버스에 거리를 담는 즐거움으로 인생을 산다.

간수 | 축구를 좋아하는 간수. 골을 넣으면 감옥 생활을 편하게 해준다.

신문팔이 | 몽마르뜨 거리의 신문팔이. 신인 아나운서로 데뷔하기도 한다.

공무원 B씨 | 듀티율의 동료. 성실히 일하는 듀티율을 바보 취급한다.

경찰2 | 박봉에 시달려 어쩔 수 없이 뇌물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경찰. 가루가루가 스스로 체포되어 주자 출세하게 되었다며 기뻐한다.

변호사 | 가루가루 사건을 변론하게 된 신임 변호사. 사실은 이번 재판이 처음이며 셔류조차 읽지 않고 온 초짜 변호사.

죄수 | 듀티율과 함께 같은 방을 쓰는 죄수. 감초역

검사 | 이사벨의 남편으로 젊은 부인을 감금한다. 무고한 죄인을 길로틴에 처형하는 것을 즐기는 그는 사실 도박 중독이다.

공무원 C씨 | 듀티율의 동료. 벽을 뚫는 능력이 생긴다면, 사랑하는 여인의 팬티라고 훔쳐오겠다는 괴짜. 성실히 일하는 듀티율을 바보취급한다.

파시스트 | 애국당의 당수. 가루가루가 프랑스의 영웅이라며 석방을 호소한다.

공무원A부인 | 듀티율의 동료 공무원 A의 부인. 성실히 일하는 듀티율을 바보취급한다.

공산주의자 | 부자의 물건을 털어 가난한 이에게 나누어 주는 가루가루는 프랑스의 영웅이라며 재판에서 듀티율을 위해 증언한다.

거지 | 거리에서 플룻을 부는 거지. 듀티율의 훔친 빵을 받아 먹는다.

간수2 | 인텔리 간수 드골. 샤르트르를 읽으면 감옥 생활을 편하게 해준다.

재판장 | 중립적이며 이성적인 재판장. 듀티율의 무죄를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