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단 신작로의 <숨 쉬러 나가다>
극단 신작로의 <숨 쉬러 나가다>는 조지 오웰의 장편소설 <숨 쉬러 나가다>를 두 명의 배우가 연극적 놀이로 풀어내어 큰 호응을 받아 2011년 “제11회 2인극 페스티벌”에서 ‘작품상’을 수상하고, 올해 초, 홍대 앞 CY 씨어터에서 재공연하여 관객들과 만난 바 있다. 공연의 재미뿐만이 아니라, 형식적 참신함을 인정받은 극단 신작로의 <숨쉬러 나가다>를 대학로에서 다시 한 번 올린다. 극단 신작로는 본 공연의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레퍼토리화 하고, 더 많은 관객과 만나고자 한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국내 최초 번역 작품 소개
조지 오웰의 소설 <숨 쉬러 나가다(Coming Up for Air)>는 2011년에 처음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숨 쉬러 나가다>는 위트와 페이소스 그리고 짙은 서정성을 통해 현대 사회의 불우한 징후를 정확히 예견한 거장 조지 오웰의 숨은 걸작이다. 조지 오웰은 그간 우리에게 <동물농장>, <1984>로만 기억되었으나, 본 공연으로 조지 오웰의 또 다른 시선을 발견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빈 무대, 두 명의 배우, 하나의 캐릭터
극단 신작로의 <숨 쉬러 나가다>는 아무것도 없는 빈 무대에서 두 명의 배우가 주인공인 조지 볼링을 연기하여 하나의 캐릭터를 구성해 간다. 두 명의 조지 볼링은 유년기에 대한 추억을 찾아 고향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함께 기억을 더듬고, 계획을 세우고, 아내를 속이고, 기대감에 들뜬다. 이처럼 <숨 쉬러 나가다>는 배우를 중심으로 하는 연극성, 두 명의 등장인물을 내세운 소설의 연극적 재구성, 관객의 상상력에 따라 장소와 분위기가 달라지는 빈 무대의 중립성의 활용 등을 통해, "순수한 연극성"의 참신한 사례를 보여줄 것이다.

<숨 쉬러 나가다>가 보여주는 현대적 감각
<숨 쉬러 나가다>는 주인공이 어느 날 문득 낚시하며 행복했던 과거 유년 시절을 회상하게 되고 가족 몰래 20년 만에 혼자 고향을 찾아 나섰다가 아름다웠던 숲과 연못이 산업화에 휩쓸려 파괴된 것을 목격하고 집으로 돌아 와 이전보다 더 무기력하게 살게 된다는 내용이다. 조지 오웰의 『숨 쉬러 나가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근근이 생활하는 소시민의 찌든 일상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의 징후와 전쟁의 위협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데, 1930년대 말이 배경이지만, 21세기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 바로 이 작품의 ‘무서운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생계를 위해 자유를 포기하고 일하지만, 가장의 위엄은 사라진, 요즘의 중년 남성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어떻게 보면 <숨 쉬러 나가다>는 비극적인 작품이지만, 조지 오웰 특유의 풍자와 위트로 인해, 공연을 보는 내내 즐거운 상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중년의 보험 영업사원이 감행한 ‘1주일간의 일탈’

“나는 15년 동안 좋은 남편이자 아빠였다. 하지만 이제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내 모르게 생긴 17파운드를 어디다 쓸 것인가?“

보험업을 하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나’에게 아내가 모르는 꽁돈이 생겼다. ‘나’는 매사에 돈 걱정뿐인 아내와, 징징거리는 아이들, 2차 세계대전을 예감하게 하는 폭격기의 굉음을 피해, 20년 전 떠나온 고향을 찾기로 결심한다. 그의 뇌리에는 소년 시절 연못에서 보았던 거대한 물고기의 그림자가 춤춘다. 하지만 기대를 안고 향한 고향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대규모 주택 단지와 공업 지역, ‘현대’라는 괴물이 가져온 낯섦과 불안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