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손숙 연기인생 50주년

1963년 <삼각모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손숙.
이후, <상복을 입은 엘렉트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하였습니다.
2013년은 손숙이 연기인생 5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중, 고등학교를 다니며 작가를 꿈꾸던 문학소녀는 드라마센터에서 올려진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를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글로 읽던 감동과 달리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다가오는 감동은 더 크고 강렬했고, 그렇게 시작된 연극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50년의 시간을 함께하게 했습니다.

손숙의 연기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국립극단 단원으로 지낸 20년.
故 장민호 선생이 분장실까지 찾아와 입단하기를 권유하였습니다. 국립극단에서의 젊은 시절은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녹록하지 않은 예산과 실용적이지 못한 극장 구조에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뜨겁게 연극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인생의 스승인 故 이해랑 선생과 故김동원 선생, 백성희 선생, 故 장민호 선생 등과 함께한 시간은 연기 인생에 피와 살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故 이해랑 연출의 <파우스트>, <간계와 사랑>, <천사여 고향을 보라> 등의 작품은 배우인생의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현재 그 누구보다 연극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손숙은 연기인생 50주년을 맞은 올해, 연희단거리패와 13년간 함께 해 온 <어머니>를 무대에 올립니다.

죄송스런 딸로서, 미안한 어머니로서
연기인생 50년의 첫 작품으로 선택한 <어머니>.


올해로 14주년 맞는 <어머니>

연극배우 손숙 ‘어머니’로 돌아오다
‘어머니’는 지난 1999년 정동극장 초연 때부터 주연을 맡았던 연극배우 손숙이 “앞으로 20년간 이 작품에 출연할 것”을 약속해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손숙의 어머니’는 이후 2000년과 2001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고, 2004년 코엑스 아트홀 개관 기념 공연 당시 전회 객석 점유율 90%의 기록을 세운 바 있는 국민 연극이다. 2009공연 10주년 되는 서울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 개관기념으로 공연되어 객석을 감동시켰다.

장관자리와 바꾼 연극‘어머니’
올해로 14주년을 맞는 <어머니> 손숙배우인생 50주년과 맞물려 새롭게 선보인다. <어머니>는 제3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손숙에게 여자연기상을 안겨주기도 했으며 러시아 타캉가 극장에 초청돼 기립박수와 함께 ‘MAMA’를 외치는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한국의 정서가 보편성을 갖고 세계인과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1999년 러시아 공연 직전 환경부장관 직에 오르면서도 공연을 강행해 구설수에 휘말렸고 결국 32일 만에 장관직을 사퇴하는 불운을 겪기도 해 더욱 유명해진 작품이 바로 ‘어머니’다

손숙이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어머니 상
이 연극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분단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관통함과 동시에 남편의 바람기, 혹독한 시집살이, 자식의 죽음까지 감내해야 했던 우리네 ‘엄마의 어머니 이야기’를 가슴 절절하게 그리고 있다.이번 작품에서 손숙은 세련되고 지적인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강한 생명력을 지닌 ‘우리 시대의 어머니 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칠순에 가까운 나이에도 한결 같은 연기력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손숙은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전개되는 입심과 유머감각, 특유의 애절함으로 표현되는 절정의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수년간 호흡을 맞춰온 연희단거리패 배우들 역시 앙상블로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근원적인 울림, 우리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는 변덕스럽고 극성스러우며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습니다.

우리의 어머니는 변덕스럽고 극성스러우며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습니다.
한국의 어머니는 전쟁과 속박으로 얼룩진 우리 역사의 중심에서
아비가 사라진 집을 지켜왔으며, 그 파란의 역사 속에서 모진 현실을 지탱해 오면서
우리의 어머니들은 더욱더 치열해지고 단단해 지셨습니다.

세기말 이 혼돈의 시대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참된 어머니의 정신을 만나기 위해
우리는 묻어 두었던 그 근원적 울림, 우리의 어머니를 새삼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이 작품은 현실과 희망, 이승과 저승, 산 자와 죽은 자가 한데 어울려
전개되는 이중적 구조 속에서 한 여인의 '살'과 '한풀이'로 전개됩니다.

글공부 못함, 첫사랑과의 헤어짐, 남편과의 억지 결혼, 불륜 속에 태어난 첫 아기,
남편의 바람기 등의 개인적 ‘살’(비극)은 징용간 첫사랑의 죽음, 분단, 전쟁,
전쟁 중 첫아기의 죽음과 같은 역사적 ‘살’로 확대되고 그 살들은
신주단지 풀어내기, 망자를 불러내는 초망자굿 등의 '한풀이'로 풀어지고,
어머니는 저 세상으로 갑니다.

줄거리

1 막
1장 - 어머니가 꿈 속에서 죽은 지아비 돌이를 만난다.

2장 - 잔소리꾼인 어머니와 아들 며느리의 갈등, 손자에게 다정다감한 할머니

3장 - 어머니는 드라마 작가인 아들에게 과거 영화에 나오는 연애담을 자기것인양 이야기하고, 늘상 늘어놓던 죽은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아들과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 한다.

4장 - 어머니의 과거 이야기는 신주단지를 꺼내오면서 본격화 되고, 일순이는
첫사랑 양산복이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가난한 돌이(죽은남편)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2 막
5장 - 일순이라는 어머니의 본명을 남편이 한자로 斗伊(두리)라 지어주고, 순천
기생이었던 시어머니와의 생활이 시작된다.

6장 - 일제시대와 6?25를 겪으면서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낳지만 아들은 학질로 죽고, 어머니는 그 아들이 양산복의 아들이었음을 고백하면서 오열한다.

3 막
7장 - 어둠속에서 망자(죽은 아들)을 불러내는 구음과 무당의 초망자굿이 전개된다.

8장 - 어머니는 손녀에게 자기 이름(황일순) 석자를 배우고, 죽은 남편을 따라
저승으로 가면서 유리창에 손녀에게 배운 자기 이름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