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흔히 역사란거울이라 했다. 결국 역사극이란 그 당시의 알려지고 기록 된 역사를 단지 연극으로 형상화해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녀야 할 것이다. 그 이상의 의미란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의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어 보는 것이다. 역사극에서의 역사적 사실의 변형과 과장, 픽션들은 그러한 요소들이 현실 보여주기라는 목적에 더욱 부합할 수 있는 것이라면 충분히 무방한 작업이라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의 조선과 일본, 2011년의 한국과 미국이라는 대비를 통해 그 과거의 거울 속에서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려 한다.
매국노란 그저 일제강점기에나 존재했던 과거의 인물들인가.
의식을 지배해 가는 문화의 침투란 무엇이며 대중이란 어떤 존재들인가. 우리 민족은 과거를 학습하지 못하는 민족인가.
마지막에 등장한 청년은 정체성을 잃어 새로운 인물이 된 이재명일 수도, 이재명이 아닐 수도 있다. 이인직이 청년의 모습을 확인하고 웃는 그 웃음은 바로 관객에게 묻는 질문이다.
당신이라면?
줄거리
그 집에서는 -
1909년 조선. 이완용 서양식 저택의 거실.
이완용 집에 방문한 엄귀비는 이완용과 이토 통감의 근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마침 창경궁 식물원에 갔던 소화와 임부인이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화목해진다.
만세보이 주필이자 이완용의 측근, 이인직은 집에 들러 이완용에게 이재명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재명은 미국에서 공부한 청년으로 소화의 가정교사이다.
비오는 어느 늦은 밤,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있는 이완용에게 이재명이 찾아와 갑자기 자신이 100년 후의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며 이완용의 집에 기거하면서 그의 삶을 지켜보고 싶다고 한다. 소화의 가정교사로 들어온 이재명은 가끔 이완용의 집을 드나드는 정치적 라이벌 송병준을 이용하며 실제로 벌어질 사건의 정보를 제공해 숙명적인 역사적 흐름을 막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