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25th Anniversary Celebration Opening DRAMA
김영수 작, 김현탁 연출 <혈맥>
예술의전당이 야심차게 시작하는, 한국연극 고전의 재발견이 숨 돌릴 틈 없이 쏟아내는 에너지로 대표되는 김현탁 연출과 함께 시작된다. <혈맥>은 김영수 선생의 작품으로, 1948년 1월 초연되었다. 1963년 한양영화사에서 김수용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제3회 대종상과 제1회 청룡영화상에서 수상한 바 있다.
김현탁 연출은, 1940년대와 비교해 현재의 우리 상황이 과연 개선되었는지 묻는다. 고립과 갈등은 좁아진 대신, 그 골은 깊어지지 않았느냐는 문제의식을 작품에 투영할 예정이다. 원작이 가족 중심의 인물상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각각 개인으로 우리들 곁에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시대를 초월하여 공통된 삶의 본질을 보여준다는 의미로 거대한 버스 장치를 이용한다. 서민의 대표 교통수단이자 불특정 인물들이 역사와 시간에 따라 '흘러가고', '달려가는' 공간을 표상하기 위함이다. 원작의 내러티브를 최소화하고, 상황을 차용하며 시간을 초월해 변함없이 흐르는 역사의 특성이 적나라하게 펼쳐질 본 무대에 관심이 집중된다.
<메디아 온 미디어>,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현탁 연출은 2012년 제48회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그 창의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자신만의 창작공간을 성북동에 오픈하여 연극적 실험을 계속하는 등 넘치는 창작 욕구를 작품에 투영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줄거리
화려한 네온사인, 눈 내리는 국도, 시위로 꽉 막혀버린 길 한복판,
그리고 비린내 나는 수산시장을 지난다.
가식적인 지식인과 투박한 노동자,
몸을 파는 처녀와 종교에 빠진 어머니를 싣고
오늘도 버스는 흘.러.간.다.
그리고 우리는 잠시 서서 그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녕 과거의 일만도 남의 일만도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