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내 안의 죄의식이 부른다, 맥배드!!
<지상의 모든 밤들>, <나의 교실>의 연출가 김낙형이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드>를 스튜디오 76에서 선보인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재해석과 새로운 연출에 대한 시도는 그동안 세계 여러 연극인들이 꾸준히 계속되었다. 일반적인 극형식을 벗어나 대사와 장면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은 한국의 연극씬에서도 이루어져왔는데 그간 창작극을 위주로 활동한 연출가 김낙형이 셰익스피어의 고전 비극을 낯선 오브제와 배우들의 몸짓으로 다시 세운다.
극대화된 내면의 소리를 각종 오브제와 몸짓으로 표현하다.
비극의 줄거리를 그대로 지켜내면서 대사의 압축과 배우들의 자유로운 신체 표현으로 극을 이루어 나간다.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내면의 소리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각 인물들의 변화하는 심리를 표현한다. 제단과 같이 표현된 무대에서 신체의 움직임을 단순하게 드러내주는 의상과 함께 속삭이듯 계속되는 내면의 소리들은 관객들에게 마치 제단에 함께 선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더불어 극의 전개를 왕실이나 실재적 공간에서 진행시키지 않고 맥베드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재배치하며 따라서 인물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맥베드의 욕망?죄의식?공포?불안?고독 등을 마치 맥베드의 일부가 된 것처럼 단체 움직임을 통해 표현한다. 오래된 놋쇠대야를 악기로, 소품으로 이용하는 무대의 모습에서 물체와 배우들의 몸에서 나는 날 것의 소리는 어느 악기와 음향보다 관객의 심리를 섬세하게 두드린다. 또한 배우들이 스스로의 몸을 두드리고 움직여 내는 소리들은 맥베드와 그 주변 인물들의 심리변화를 관객들에게 더욱 긴박하게 전달한다. 의자와 책상들로 대변되는 오브제를 활용함으로써 단순한 극적 표현을 넘어서 장면 자체가 시공간을 초월한 제의 적인 공간인 듯 예시적이고 다층적으로 등장인물 내면의 공간화를 유도한다. 배우들이 끊임없이 만지고 굴리고 몸을 마주대는 이 오브제들은 물체가 가지는 무감각함을 떨치고 배우들과 함께 극을 구성하는 존재가 된다. 2008년 더 이상 셰익스피어도 재해석이라는 단어도 새롭지 않다. 그러나 진지함과 박력으로 다시 구성된 김낙형 연출의 <맥베드>는 연극과 셰익스피어를 사랑하는 매니아들에게 고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줄 것이다.
수상
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