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극단 실험극장의 2008년 첫 공연작이자, 창작극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된 <장정일의 일월>이 2008년 6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 그 막을 올린다.
문제작가, 화제작으로 유명세가 끊이지 않는 작가 장정일의 작품세계는 많은 독자와 평단의 관심 속에 늘 자리하고 있다.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소설가로, 시인으로의 작품활동이 아닌, 희곡작가로써의 그의 행보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지난해 말 2번째 희곡집을 발표한 그의 무대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은, 그의 다양하고 심혈을 기울인 공연으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작가 장정일과 48년 전통의 실험극장, 그리고 떠오르는 차세대 연출가로 주목 받고 있는 김재엽! 이들이 만들어낼 인간 본연의 존재와 욕망, 그리고 소멸에 대한 통찰을 담백함과 간결함으로 풀어 낼 <장정일의 일월>! 그 특별한 무대의 시작이 다가온다.

사마천 [사기]를 재구성, 진시황과 부소의 이야기로 권력에 대한 고찰
대장군이 되고프냐? 대장군을 시켜주마! 승상이 되고프냐? 승상을 시켜주마! 황제가 되고프냐? 황제를 시켜주마!
작가로 등장하는 인물이 사마천의 <사기>를 바탕으로 부소와 진시황제 간의 미심쩍은 의문점들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시작되는 <일월>은, 부소와 진시황제 그들간의 권력과 암투, 그리고 생존을 둘러싼 인간의 군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진시황과 부소는 일반적인 아버지와 아들이 아닌, ‘권력’을 가진 자와 ‘권력’을 넘볼 자의 관계로, 자신의 ‘힘’, 사회적 ‘자리’를 놓고 대립될 수 있는 경쟁자인 이들에게 ‘자신의 인정과 존재’는 자신의 뿌리도 또 하나의 분신 같은 자식도 아닌 ‘권력’인 것이다.
이러한 태풍의 눈과 같아 보이는 ‘권력’의 중심에서 벌어진 ‘진시황제와 만리장성 그리고 태자 부소의 죽음’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그 ‘권력’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폭풍 같은 욕망에 휩쓸리는 각기 다른 인물과 시각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일월], 그 발칙한 상상력과 위트!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흐르는 개선음악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고, 태자 부소는 불로 장생의 명약을 만들기 위해 매일 다양한 기구들로 실험을 하며,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때때로 자신이 그 역을 맡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임을 알리면서 길고 긴 대사를 쏟아내는 등. 연극 [일월]은 진중한 주제의 묵직한 사극이라고 하기에는 간혹 엉뚱하다.
하지만 이러한 황당한 설정이나 독특한 상상력과 함께 버무려진 재기발랄하고 촌철살인 같은 대사를 숨겨놓고 관객을 주시하는 이 작품은 ‘권력과 인간’ 이라는 깊이 있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위트 넘치는 재치와 매력을 보여준다.  

화제의 작가 장정일, 화제의 연출가 김재엽! 그들의 거듭되는 창작 또 창작!
연극 [일월] 은 작가 장정일의 소설『중국에서 온 편지』를 작가 스스로로 다시 각색하여 희곡으로 만들어낸 작품으로, 연출 김재엽에 의해 다시 재창작 되는 등 긴 창작기간을 거치며 무대 예술로 탄생되었다. 더욱 주목할만한 것은, 연출가 김재엽은 [일월]의 재창작을 위해 작가 장정일의 소설을 모두 섭렵하는 등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으며, 이로써 장정일의 색깔과 느낌을 잘 담은 재구성 희곡 [일월]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문단에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늘 이슈가 되고 있는 장정일, 그리고 공연계의 히든카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재치와 패기의 젊은 연출가 김재엽이 만들어내는 감각과 깊이의 무대, 마음껏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2008 극단 실험극장이 선보이는 창작극 !!
2008 극단 실험극장이 선보이는 창작극 [일월]은, 한국 문학계의 문제적 작가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장정일의 새로운 희곡과 한국 공연계의 역사이자 완성도 높은 무대를 고수해 오고 있는 극단 실험극장과의 오묘한 만남으로 큰 관심과 이슈를 기대하게 한다.
그간 정극의 진수를 선보이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반백년의 사랑을 지켜내고 있는 극단 실험극장이 오랜만에 선택한 창작극 <장정일의 일월>! 그들에게 쏟아지는 기대와 관심을 함께 주목해 보자! 

줄거리

작가로 등장하는 사내는 사마천의 <사기> 속 부소 왕자의 기이한 죽음에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서 본 작품이 시작된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은 분서갱유를 명하고, 진시황의 현명한 태자 부소는 그것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다 변방의 만리장성의 몽염장군을 감시하라는 명목으로 쫓겨난다. 이렇듯 쫓겨난 부소는 만리장성에서 권력에 대한 한탄과 삶에 대한 과학적 실험과 붓끝으로 글을 쓰는 창작 대한 고뇌에 빠진다. 변방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에 대한 소식들과 함께 있는 몽염장군 조차 권력과 권세 앞에 충심하는 모습을 보고 부소왕자의 갈증은 점차 더해하고, 마침내 부소는 점차 여성화 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부소의 여성화와 또한 그에 대비하는 몽염의 남성적 상징은 극의 묘한 대비를 이루어 낸다. 그러던 중 시황제는 죽게 되고, 권력을 탐하는 조고와 대신들은 시황의 명을 빌어 부소 왕자에게 자결하라는 명을 내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