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실험적예술및다양성증진 지원 선정작 사진가 박정근은 현재까지 3차 공판을 받았고,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연은 국가보안법의 역사와 현재 사회에서의 모습을 추적함과 동시에 박정근 재판의 실제 과정을 삽입한다. 다큐멘터리 씨어터에 언어의 수행성을 덧대어, SNS라는 가상공간에서 떠도는 말들이 배우의 신체와 만나는 지점을 포착하려 한다. 나아가 이 가상공간을 일상공간으로 확장하여 일상에 내재된 폭력의 실체를 드러내려 한다.

줄거리

박정근이라는 사진가가 있다.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버는 그는 최근 검찰에 기소돼 2년형을 구형받았다. 그가 SNS에 올린 사진과 글이 북한을 찬양하는 것이라는 이유다.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것인데, 여기서 그가 올린 글이나 편집된 사진이 국가를 찬양했다거나 혹은 조롱했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보안법 자체다. 국가보안법이 우리의 상상력을 구속하고, 창작자유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예술의 자유를 침해할 때 예술은 시대와 싸워야 한다.

* 갱생핸드북
빨갱이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개인적으로 사용하게 될 갱생 입문서.

1. 미소 짓기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미소를 지어요. 화가 나거나,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 혹은 인생을 잘 못살았다고 느껴질 때에도 미소를 지으세요. 그리고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 보세요.
거리에서 만나는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미소를 지어보세요.

2. 낯선 이들에게 말 건네기
당신이 미소를 보내고 나면 당신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도움이 될 수 있는 듣기 좋은 말 몇 마디를 미리 준비해놓으세요.

3. 걸인과 노숙자들
당신에게 이 세상을 다시 만들라는 요구하지는 않겠어요. 다만 나는 당신이 이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신보다 당신을 둘러싼 것들에 대하여 더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어요. 적어도 당신이 밖에 있을 때, 이 곳에서 저 곳으로 길을 걷고 있을 때만이라도요.
집 밖으로 나갈 때면 김밥을 준비해서 주머니에 넣으세요. 배고픈 사람을 만나게 되면 김밥을 주세요.
담배도 준비해주세요. 일반적으로 담배는 건강에 나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사회적 통념을 무시하는 것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에게 담배가 커다란 위안을 주기 때문입니다. 담배 두세 개비를 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아요. 담배 한 갑을 통째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