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삶은 의무가 아니라 권리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한 개인의 삶을 이세상 어느 누구도 방해하거나 간섭할 수 없다. 이는 법률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누구나가 누릴 수 있는 권리인 것이다. 이는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죽음의 문제에 이르면 문제는 복잡해 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죽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해 왔다.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는 자살에 대해 사회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자살행위가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왜 스스로 소중한 목숨을 끊는 선택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극단 배우세상의 작품 “내 아들에게”는 우리가 너무나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주인공 “고선우”를 통하여 진정한 삶의 의미와 그의 가족, 변호사 강민재, 친구가 된 허순옥 등 통하여 가족의 사랑, 사회의 사랑에 대해 관객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연극 “선우씨, 어디가세요”는 영화<씨 인사이드>의 소재가 된 라몬 삼페드로의 실제이야기를 한국상황에 맞게 창작번안하였습니다..
줄거리
26년 전, 제주도의 넓은 바다로 추락하여 전신마비자가 된 고선우. 그 긴 시간동안 그는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 속에서 홀로 침대에 누워 입으로 펜을 물고 글을 써 왔다. 그는 가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형제였고 자식이었다. 옆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그에게는 가족들의 생각과는 다른 하나의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 자기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가치 없이 서서히 죽을 날만을 기다리며 살기보다는 스스로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간절한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그는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한다.
재판에서 고선우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변호사 강민재, 그녀 역시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다.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그와의 첫 만남. 그러나 시간이 흘러 서로의 생각과 아픔을 이해하게 되고, 공감하면서 점차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그녀의 병세는 점점 악화되어 간다. 사랑의 감정조차도 이들에게는 너무나 버거울 뿐이었다.
그 후 재판은 동료변호사인 민형석이 진행하게 되지만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그의 죽음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
한편, 방송에서 고선우가 스스로 생을 끊으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턱대고 그를 찾아와 친구가 된 여인 허순옥. 그녀는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고선우의 모습에서 사랑을 느낀다. 자신을 진정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도울 것이라는 고선우의 말을 이해하게 되고, 그녀는 갈등하지만 결국 그의 죽음을 돕기로 결정한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확고한 그의 태도를 받아들여 그와의 작별을 받아들이게 된다.
새로 얻은 바닷가의 집에서 선우는 자신은 존엄성을 지키며 죽고 싶었지만 현실적 제도에 지친 자신은 죄인처럼 숨어서 죽으려고 한다고 카메라에 말하고, 순옥의 도움을 받아 청산가리를 탄 물을 마셔 죽음을 맞이한다.
요양 중인 민재에게 선우가 남긴 마지막 편지가 전달되지만, 그녀는 병이 깊어져 선우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잊어버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쓴 편지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