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 진정한 새로움의 발견, 리얼리즘 연극에서 시작된다.
엄청난 속도의 시대를 달려오면서 새로운 예술에 대한 다양한 논의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세대를 지나, 2000년대의 멀티미디어적 예술이 공연되어지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공연예술을 모토로 오감을 자극하는 공연물 일색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슴은 늘 공허하기만 하다. 마찬가지로 한국연극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일고 있고 있으나 한쪽에서는 텍스트의 중요성을 소리 높여 외치며 대사 중심의 공연들의 성공으로 그 원인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연극의 고전이라 불릴만한 작품들의 진지하고 근본적인 접근 없이, 오직 해체와 실험만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일부의 움직임으로 인해 우리 무대의 공허함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해체에 대한 진정한 발전은 고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 시선을 돌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져야 한다. 그 첫 단추를 다시 찾는 작업부터 시작해 나간다면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공연양식은, 무대라는 공간을 통해 그 어떤 매체보다도 강렬하게 ‘인생의 진실’을 일깨워 주는 정통 리얼리즘 연극을 통해 그 새로운 발견이 가능할 것이다.
2> 소시민의 평범한 이야기와 그들의 고뇌를 표현한 <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이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세일즈맨의 죽음>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을 보고 난 뒤 “아!!” 하는 짧은 탄식과 함께 가슴속에 울려 퍼지는 거대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극을 쓴 아서?밀러의 주된 관심은 개인과 그를 둘러싼 급속하게 변화하는 사회환경과의 대립, 그리고 그 사이에서 소외되고 희생되고 마는 소시민의 모습들이었다. 세일즈맨인 주인공 윌리?로먼은 활발하고 적극적인 인물이지만, 사회, 직장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상처입고, 좌절하며, 삶의 의미를 차츰 잃어가게 되는 인물이다. 바로 현대인의 비극적인 자화상 인 것이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퓰리처상> <뉴욕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3> 흐믓한 만남, 특별한 사건.
- 연출가 권오일, 연극배우 이호재, TV탈랜트 전양자의 만남
우리시대의 진정한 세일즈맨인 윌리.로먼은 누구인가?
윌리.로먼의 처연함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이호재.
1963년 죤 스타인백의 <생쥐와 인간>으로 데뷔한 이래 2002년 무대인생 40년 기념공연 “누군가의 어깨의 기대어”까지 140여 편이란 많은 공연을 해 온 그가 선택한 세일즈맨 윌리.로먼. 60년대의 유망주, 70년대의 주역이며 스타였던 배우 이호재. 90년대 이후부터 중견에서 원로의 위치, 화려한 주역에서 노련한 연기, 무대의 중심이라는 자리에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윌리.로먼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산업구조의 거대함에 무너져 가야만 하는 한 인간이 아닌 그래도 난 뭔가를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인간이다”라고 표현했다.
이와 함께 부인역인 린다는 TV탈렌트로 널리 알려진 중견 배우 전양자.
70년대 “광장”에서 연극을 시작으로 <수전노><학마을 사람들><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화조> 79년<제인에어>를 끝으로 연극을 접하지 못한 그녀는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작품으로 20여 년 만에 연극 무대 나들이를 결심하게 되었다. 40여 년이 가까워지는 연기생활에서 이번 공연으로 진정한 연기의 맛을 맛보고 싶다며 린다 역에 젊은이 못지 않게 온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연기는 주연이 아닌 빛나는 조연으로 “순리”라는 것을 생의 목표로 연기를 하고 싶다.“ 그의 내면이 강한 한국적인 여인으로 태어날 린다를 기대해 본다. 이에 극단 성좌대표인 연출가 권오일. 이들의 만남으로 2003년 봄, 새롭게 태어날 <세일즈맨의 죽음>은 “명품연극”으로 연극계에 영원히 남을 명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