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작품은 1980년도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이다.
사회를 움직이는 자들은 이 소외된 계층의 어려움에 연연해하지 않고, ‘정화’라는 이름의
빗자루로 이들을 몰아낸다.
이들의 삶에 대한 고충은 이들만의 것일 뿐, 다른 이들에게는 중요하지도 의식되지도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가 비단 이 시대만의 자화상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도 88년 서울 올림픽 때문에 판자촌을 강제로 허물고 허물지 못한 곳은 성화봉송로라는 이유만으로 거대한 판자로 가림 막을 쳐서 카메라가 판자촌을 찍지 못하게 했다.
2008년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많은 중국 서민들에게 올림픽은 그저 온갖 통제와 경제적 불이익만 가져오는 아주 불편한 물건으로 여겨졌다. 시설이 낡고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며 많은 재래시장들은 올림픽 기간과 패럴림픽 기간 약 두 달 동안 영업이 중단되었다.
이렇듯 시대는 날로 발전하고 사람이 중심이 되고, 과학이 점점 발전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으며, 사람들 또한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어쩌면 쨍하고 해 뜰 날이 있을 거라는 생각...
관객은 ‘안녕, 모스크바’를 통해 희망을 찾으려고 할 것이고 나 또한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희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희망이라는 것은 어쩌면 지금 순간에도 사회에서 점점 지워지고 있을 소외계층의 희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줄거리

1980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올림픽. 러시아 정부는 자신들의 치부나 다름없는 매춘부,
알콜 중독자, 노숙자 등이 외신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 그들을 ‘정화’라는 명분하에 모스크바의 외곽의 임시숙소로 추방한다. 사람에 대한 상처가 가득한 매춘부 마리아.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발렌찌나의 아들이자 경찰인 니꼴라이. 그들의 사랑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곳의 관리자 발렌찌나. 항상 자신을 거짓말로 치장하는 매춘부 로라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비운의 천재 물리학자 알렉산드르. 또한 이들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듬어주고 보살펴주는 안나. 목적에 의해 쓰이고 필요가 없어지자 버림받는 글라라.
이들 모두는 임시숙소에 격리되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 파티를 하고, 성화를 향해 뛰어간다. 마치 그것이 그들의 희망이라도 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