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하나의 사건, 서로 다른 시선 현대인의 억눌린 욕망, 소통의 단절을 그린 <그게 아닌데> 연극 <그게 아닌데>는 2005년 벌어진 ‘동물원 코끼리 대 탈출’ 사건을 모티브로 창작한 극이다. 코끼리 난동에 경찰은 당장 인명피해 운운하며 사살 방침부터 내놓았으나, 작가의 시선으로 본 코끼리의 거친 행동은 겁에 질린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다. 작가는 한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시각으로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모습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층, 집단의 단절 문제로 치환하여 블랙 코미디 극으로 풀어냈다. 코끼리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그 상황을 놓고 조련사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의사, 형사, 조련사의 어머니 역시 각기 자기입장만 이야기 할 뿐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마음을 열고 상대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소통과 대화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화’와 ‘소통’에서 소외되고 내몰린 사람들은 결국, 말이 통하지 않는 코끼리나 다름이 없고 자신의 생각과 논리에 갇혀 보고 말하고 듣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는 이들 역시 ‘무섭고 자신에게 위협적인 코끼리’로 보일 뿐이다. 연극 <그게 아닌데>는 관객들에게 공감과 고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탄탄한 희곡-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 <그게 아닌데> <그게 아닌데>에서 조련사 역을 맡은 윤상화는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강렬한 연극적 에너지로 동화 같은 작품에 사실감을 불어 넣었다’는 평을 받으며 동아연극상 연기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기상 등 2관왕을 수상하였다. 더불어 극단 청우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이 각각 조련사의 어머니, 동료&코끼리, 의사, 형사로 분하여 소통 불능이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세련미가 감도는 코미디로 보여주며 리듬감이 살아있는 무대를 구현하여 관극의 재미를 더한다.

줄거리

어느 날,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했다.
코끼리 때문에 아수라 장이 된 거리. 결국 선거 유세장까지 쑥대밭으로 망쳐놓았다.
조련사는 비둘기와 거위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라 진술하지만 이를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형사는 잔인한 정치적 음모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성행위 도착증에 걸린 환자의 환상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련사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풀어주는 걸 좋아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진술하며, 동물원에 취직한 것도 모든 동물을 풀어주기 위한 의도였다는,
다소 황당한 논리를 전개한다.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의사, 형사, 어머니 세 명의 논리에 점점 치쳐가고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깨달은 조련사는 진실을 얘기하기에 이르는데…
과연 코끼리 탈출의 배후에 누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