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서스펜스 스릴러의 팽팽한 긴장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블랙코메디
남편 없이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는 어머니와 자식들은 아버지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엇인지 모르게 암울하고 불길한 존재로 여겨진다. 과연 자식의 무게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근원적인 결핍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삶은 어떠할 것인가? 혼자서 부모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여자로서의 삶...
또한 가난이라는 굴레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이며, 얼마나 더 많은 가난의 슬픔이 생겨날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 가난의 상처는 대물림되는데...
<초원빌라 B001호>는 양육과 생계를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여성의 삶과 마치 풀리지 않는 숙제와도 같은 가난함이라는 오래된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반지하 셋방에 살며, 그곳에서의 탈출을 소망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
고도의 지성을 놀랍도록 치밀하고 섬세하게 작품에 반영시키는 작가 최은옥의 <초원빌라 B001호>는 진부함을 뛰어넘는 감각적인 연출가 윤우영의 연출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에게 다가설 것이다.
섬세하게 설계된 기능적인 세트와 그로테스크하게 빛나는 조명 아래 표현될 세 사람의 긴장관계는 그 어떤 서스펜스 스릴러 못지않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다가선다. 쾨쾨하고 어두컴컴한 반지하 셋방에서 벌어지는 슬프도록 잔혹한 이야기의 활시위는 여름밤, 일상에 지친 관객의 마음을 철저하게 관통시킬 것이다.
줄거리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봉천동 연립주택의 반지하에 살고 있는 양순애는 딸 양경희를 혼자 키우는 편모이다. 순애는 아이의 양육은 물론, 생활을 이끌어가기 위해 여러 가지 도우미 직업을 병행하면서 살아간다. 순애는 육체노동으로 생활하면서도 인식에의 의지와 도덕적 정열이 강한 여성이며, 돌봐주는 사람 없이 자라고 있는 경희를 위해 하루빨리 햇빛이 들지 않는 반지하를 떠나고 싶어 한다. 한편, 폐쇄된 공간에 갇혀 자라다시피 한 경희는 자폐적이고 병약한 아이이다.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과 연루된 죽음의 그림자, 엄마의 깊은 통탄, 천박한 대중매체의 영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채 커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 순애의 애인 경수가 두 모녀가 사는 <초원빌라 B001호>에 동거인으로 들어오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