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연극은 사랑과 노동을 통해 (사회 속에서) 자존감을 찾아가는 주체의 가능성을 다루고 있다. 한편 이 연극은 관객의 편의를 염두 해 두고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형식은 다소 난해하거나 불친절 할수도있다.

"볼테르와 디드로가 품격있는 글로 카페를 찬양했고, 프랑스 대혁명을 계획된 곳도 바로 카페였다."

카페는 본래 환상적인 장소이다. 하지만 카페베네 스타벅스 같은 영혼이 없는 카페들이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자본은 우리를 둘러싼 공간들을 잠식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일상 자체를 포위하는 것만 같다. 현실 속의 우리는, 자본의 횡포에 그저 아주 무력하다. 하지만 이야기 속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이야기 속에선 무정부적이며 영혼과 사랑이 가득하고 정당한 노동엔 후한 대가가 주어지며 우연한 만남을 통해 정열적인 연애가 전개되는 그런 판타스틱한 카페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연극은 가짜다. 하지만 연극을 하는 동안, 그리고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그리고 연극을 연습하는 동안. 우리는 그것을 진짜라고 믿는다. 그러니까 연극은 진짜다. 적어도 연극이라는 감각은 진짜다. 만약 계속 이런 연극을 하고 있다면? 만약 그렇다면 진짜라는 감각은 계속 연장이 되겠지만 그것이 이야기를 뚫고 확장이 되지는 못한다. 즉 감각은 환각으로 전치된다.
아 그렇다. 적당한 선에서 우리는 연극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포기를 통해 연극적 체험은 연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확장 될 수 있겠구나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믿는다). 간단히 이 연극은 새로운 연극을 추구한다. 그러니까 (멋있게 말하면) 이 연극은 연극적 클리셰를 포기하고 무대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으로 자유로운 장소로 재구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이 연극은 관객을 의식하며 제작되지 않았고 더 나아가서는 관객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는 연극을 하되 연극하기를 포기하고 관객은 연극을 보되 연극보기를 포기하면 어쩌면 우리의 연극은 극장을 뚫고 현실로 확장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