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뮤지컬[번데기]는 뮤지컬[사랑은 비를타고]의 작가 오은희가 쓰고 대구시립극단의 뮤지컬[동화세탁소]의 작곡을 했던 최종혁씨가 곡을 부친 극의 주제와 무대표현의 실험성이 매우 돋보이는 뮤지컬이다.
흥행위주의 상업적 뮤지컬이 판을 치는 현재에 작가의 의식과 교훈성이, 잘 짜여진 드라마구성 속에 잘 스며져 있으며 이와 함께 작곡가의 실험적인 음악이 적절히 어우러져 연극적,음악적 예술성이 뛰어난 뮤지컬로 평판을 받고 있다.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장애인들의 좌절과 갈등 그리고 재활의지와 희망을 통해서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과 의지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서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이 작품은 드라마가 살아 있는, 그래서 관객들에게 뮤지컬적인 재미와 함께 연극적인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버라이어티 쑈와 같이 드라마와 주제의식이 상실되고 뮤지컬의 오락적 기능만 강조되어 가고 있는 이 때 뮤지컬의 정체성이 뭔지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줄거리
인형연출가인 재호는 인형에 심취해 아들 철호가 화재로 죽어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실의에 빠져 캐나다에서 한국의 누나집에 온다. 기계체조 선수였던 누나의 딸 민희는 운동 도중 척추를 다쳐 하반신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지며 역시 실의에 빠져 재활치료도 받지않는다. 재호는 민희의 일로 병원에 갔다가 자신과 친분이 있었던 민희의 주치의로부터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장애인들을 위하여 인형을 이용한 심리치료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하지만 재호는 다시는 인형을 만지지 않기로 했다며 거절한다. 하지만 장애아 중 인형에 집착을 하는 응만이라는 아이에게서 죽은 아들 철호의 모습을 보게되고 또 장애인들의 처절한 재활의지를 보고 재호는 심리치료를 맡겠다고 결심한다.
한편, 심각한 장애증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재활치료를 거부하던 민희는 장애인을위해 봉사하는 진영의 행동해 감동해 재활치료 받고, 그러다 두 사람은 사랑을 하게 된다. 한편 장애인들은 ‘번데기를 아니’라는 인형극을 연습하게 되고 열심히 연습을 하던 중 응만이의 우둔함 때문에 장애인들간에 갈등이 쌓여 급기야 폭팔하게 되고 인형극연습을 못할 지경 까지 갔으나 재호의 헌신적인 노력과 응만이의 과거 경력을 알게된 장애인들은 서로의 용서와 이해로 이제는 서로의 육신의 아픔 뿐만 아니라 마음의 아픔까지 공감하게되고 재호는 자신이 장애인들을 치료한 것이 아니라 이들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이해와 사랑으로 인해 오히려 자신의 정신적 장애가 치료됐다며 눈물을 흘린다. 재호와 민희 진영, 보라, 응만과 장애인들은 멋진 인형극의 공연을 할 것을 약속하고 서툰 몸직과 어눌한 말로 열심히 인형극 연습에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