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순수와 타협의 경계에 서 있는 모란 이모!!
마흔이 코앞인데 여전히 ‘처녀성’을 지키고(?) 있는 모란 이모. 그림 그리는 데 온 정신이 팔려 그랬다지만, 어쩐지 고리타분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그녀는 세상논리에 큰 관심이 없다. 그래서 그림 한 점 그리는 데 몇 년씩 쏟아붓고, 현실적인 삶(돈, 결혼 등)과는 먼 일상을 산다.

그런 그녀가 작업실과 언니집에서 쫒겨나 거리를 헤매면서 자신의 그림을 적극적으로 팔겠다고 나선다. 누가 봐도 현실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누가 들어도 황당한 가격에… 이상만 좇던 사람이 땅에 발을 딛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기 시작한다. 다 늦은 나이에 어른이 되어간다. 세상의 방식을 존중하면서…

내가 확신하는 진실이 나만의 진실은 아니었을까?
누구나 모호하나마 자기 확신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타인의 삶과 마주할 때, 혹은 부딪칠 때, 회의는 그때 찾아온다. 내가 제대로 살아온 것일까? 나와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는 저 사람은 제대로 살고 있는 게 아니란 말인가? 작업실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자기 삶의 방향을 조금씩 조금씩 바꾸기 시작하는, ‘안 팔리는 작가’ 모란. 그녀의 행동을 쫓다 보면 어느덧 ‘우리가 오늘 진실이라 확신한 것이 나만의 진실은 아니었는지’, 관객도 그녀처럼 회의하게 된다.

순수한 마음으로 타인과 마주할 때, 이따금 우리는 길을 잃는다!
모란이 세상의 방식을 존중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인들도 하나둘 변해 간다. 모란과 맞선을 봤던 형주는 모란이 생물학적으로 ‘처녀’라는 말에 그녀의 삶에 진심 어린 관심을 보인다. 처음에는 호기심이 앞섰고, 다음으로 측은함도 느꼈지만 모란의 순수하고 과감한 모험을 지켜보면서 ‘현실논리’로만 살아왔던 자기 삶이 무장해제됨을 느낀다. “혹시 내가 세상을 잘못 알았던 것은 아닌지…” 그는 모란이 살아가는 방식을 존중하기 시작한다.

줄거리

내가 믿는 진실이
나만의 진실은 아닐까?

그림에만 매달려 살아온, ‘모란 이모’의 맞선 보는 날. 매사 논리적인 언니(서정)의 강압에 선을 허락했지만 모란 이모는 확신 없는 선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이를 지켜보는 입시생 조카 미소. 예술한답시고 마흔을 앞둔 나이에 언니집에 얹혀사는 모란 이모가 못마땅하다. 망친 선 때문에 집에서 쫒겨난 모란 이모는 평소 자신에게 관심을 보였던 조카의 과외선생, 꽃미남 은수를 찾아가 하룻밤 재워주길 청한다. 하지만 20대인 그가 노처녀 모란을 받아 줄 리 없다. 재기발랄한 그는 재워주는 대신 돈을 벌 수 있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그림과 함께 모란 이모의 ‘처녀성’을 끼워 파시면…”
엉뚱한 성격의 모란은 다급한 마음에 그 제안을 그대로 실천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