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러시아 사실주의 극의 대표적 작가 안톤 체홉. 그의 4대 장막극 중 가장 유명한 갈매기. 갈매기는 사시사철 변하는 계절처럼 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체홉의 극을 모호한 분위기 극이라 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체홉의 극은 결정적일 때 마음을 열지 않는 새침한 연인 같다. 언제나 더 알고 싶고, 그래서 오랜 짝사랑의 대상이다. 체홉의 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인물들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드러내보고자 한다. 감춰져 있던 그들의 진짜 욕망과 이기심...소통부재로 인한 갈등...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거부 당할까봐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인간의 근원적 고독을 이야기하고 싶다. 7개의 에피소드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극은 ‘갈매기’그 후의 이야기이며, 생략된 이야기의 구체화라 할 수 있다. 안톤 체홉의 ‘갈매기’ 그 후의 이야기....호수가를 떠나지 못한 자들의 욕망...그리고 삶. 원작 갈매기에서는 뜨레쁠레프의 죽음으로 극이 끝났지만, 우리의 극에서는 뜨레쁠레프의 죽음부터 극이 시작된다. 뜨레쁠레프는 왜 죽음을 택해야만 했을까? 그가 진정 원했던 새로운 예술은 무엇이었을까? 뜨레쁠레프의 죽음으로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등장인물들에게 끊임없이 되묻게 되는 뜨레쁠레프에 대한 과거기억은 박제되어 버린 죽은 시간이 아닌 그들의 지금을 생생하게 관통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를 좀 더 뚜렷하게 하기 위해 가야금 연주를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관객들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인물들의 정서에 깊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며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안톤 체홉의 ‘갈매기’... 4막 마지막 장면에서 뜨레쁠레프가 자살했다. 이 연극은 뜨레쁠레프의 장례식장에서 시작된다. 뜨레쁠레프의 죽음으로 인해 남은 자들의 숨겨왔던 속마음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한편, 마샤는 뜨레쁠레프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그가 자살 직전 갈기갈기 찢어놓은 그의 마지막 원고를 발견하게 된다. 뜨레쁠레프의 유작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