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2007년 평론가가 뽑은 젋은 무용가 초청공연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
운명에 저항하는 인간의 비극적 의지를 나타낸 액션 무용극

2007년 댄스포럼이 주최한 ‘평론가가 뽑은 제10회 젊은 무용가 초청공연’에서 초연 하였으며, 안무가 김판선은 최우수 안무자로 선정되었다.
MOMENT는 인간이 가장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철학과 실존의 문제, 신과 인간, 집단과 개인, 영웅의 복합적인 문제를 다룬다. 신의 문제를 놓고 벌어지는 인간의 갈등을 토대로 인간 구원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들을 표현하고자 했다. 흙, 물 등의 오브제를 이용해 겉으로는 성스럽지만 속으로는 본능에 끓고 있는 인간의 위선적인 군림과 제의(祭義)적인 고행을 표현한다. 이는 운명에 이끌려 거부하려고 해도 거부할 수 없는, 빠져 나오려 해도 그럴 수 없는 운명의 이끌림에 모든 힘을 다해 항거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모래 바람 때문에 손으로 눈을 가린 사람들 등 아프가니스탄의 사진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었으며 그 안에서 신과 인간의 문제, 영웅과 또 다른 영웅의 등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흙은 인간의 숙명을 상징하고, 물은 그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계를 표현한다.
안무가 김판선은 작품 MOMENT를 통해 현대 사회가 가지는 부조리를 절대자와 추종자, 다른 절대자의 등장으로 처절히 저항하는 가혹한 인간의 비극적 의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무대구성은 크게 흙의 세계와 물의 세계로 양분된다. 이 세계는 혼혈과 순혈, 억압과 자유 등으로 이분화할 수 있는 공간분할이기도 하다. 흙은 노동과 노예의 일터임과 동시에 그들의 숙명을 상징하고, 물은 그런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계를 상징한다. 신의 강렬한 카리스마를 물에 의한 침수에 비유하고 흙으로 상징되는 노동의 세계와 결별을 표현한다. 신이 노예를 지배하는 상징물 ‘시계’ 는 바로 몸과 타인의 시간에 대해 지배권을 가진 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보여주는 장치이다. 그리고 이 강력한 절대자와 그에게 도전하는 반항인의 대립을 나타내는 춤 동작은 액션영화를 넘어서는 통쾌함을 선사할 것이다.
신비한 분위기의 음악과 경쾌하고 매 움직임마다 어떤 정념이 깃들어 있는 무용수들의 동작들을 선보임으로써 초보 감상자들도 안무자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한편의 무성 영화를 보는 듯한 이번 공연은 단선적인 줄거리가 있어 이해하기 쉬운 작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