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누가 우리들의 광기를 멈추게 하라’ 광기를 주로 다룬다. 광기 역시 극단창파의 실험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물 한사람 한사람의의 분노와 광기가 역사의 비극을 만들어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현대적으로 풀어나가면서 극단 창파만이 지닌 특유의 개성으로 확실히 차별화된 연극언어를 창조하고자 한다.

줄거리

“내가 13일의 일을 좋아서 하였으랴? 너는 무슨 마음으로 칠십의 아비로 하여금 이런 일을 당하게 하는고.”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후 영조가 남긴 묘지문이다. 임오화변은 권력을 사이에 둔 부자간 형제간의 다툼이 빈번한 역사에서도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극적인 사건이다. 이에 대한 공식적 기록은 다 지워지고 세자의 아내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과 아들 정조의 <현륭원지문>만이 남아있다. 아내는 정신병 때문에 문제를 일으키던 세자의 죽음을 어쩔 수 없는 일로 인정한 반면 아들은 불운한 아버지를 미화하고 있어 대조된다. 진실은 아마도 그 사이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수많은 “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핵심은 ‘광기’였다. 광기는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합집산의 과정에서 비껴난 패자 혹은 주변적 존재로 내몰려진 타자의 일그러진 얼굴이다. 인간의 역사는 곧 권력과의 결탁의 역사이며 약육강식의 냉엄한 도정에는 그늘진 광인들의 삶이 있는 법이다. 또한 광기는 모든 사람의 내면에 잠복하고 있는 오욕칠정의 격화된 모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