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도

위대한 문학은 책장 속에서 잠들지 않는다. 오늘의 시대정신과 만나 늘 역동하는 생명력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박지원의 <허생전>은 작가가 살았던 18세기말의 시대정신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북벌론과 실학사상을 주창했던 박지원의 철학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그의 작품 <허생전>을 21세기 서울 한복판으로 끌고 와 신명나게 한 판 놀아보려는 것도 그의 시대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요절복통 마당놀이 <허생전>은 박지원의 현실 감각을 고스란히 살려내면서 동시에 관객과 함께 지금 우리의 현실을 되짚어보자는 의도로 제작되었다. 무대 위의 배우들과 함께 속이 후련해지도록 한 판 신나게 놀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관객의 발걸음은 한 층 가벼워질 것이다. 그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현실에 발을 내딛으면 버거운 현실 또한 조금은 가볍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허생전>을 기획했다.

남산골에 사는 지지리도 가난한 선비 허생. 그에게 일생일대 최대 위기가 찾아온다. 마누라 입에서 “나가서 일 찾아봐. 돈 없이 집에 올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고...” 라는 말이 튀어나온 것. 돈 한 푼 안 벌어 와도 군말 않던,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마누라가 뿔이 났다??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라 안 버는 것”이라 우기던 허생, 자기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큰 돈을 벌고, 게다가 그 돈을 백성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한다. 그런데 그 큰돈 번 방법이... 결국 허생은 왕 앞에 끌려와 사형을 언도받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