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칠천도라는 섬에서 한 달을 머물렀습니다. 아무것도 없고 전화도 터지지 않는 그 섬에서, 우리는 참으로 푹 쉬었습니다. 그렇게 얻은 평화란 말 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허리까지 차 올라와있는 현실에 한 발 디디기 어렵고 주저앉을 수도 없고 나아가는 수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을 때, 우리에게 쉼표가 되어주었던 그 섬에서의 행복한 기억으로 만들었습니다.
꽃보다 고운 세 할머니들의 유쾌한 수다와 세 젊은이들의 혼란한 여행기로 안내합니다.

“아가, 후회도 말고 무서워도 말그래이. 다 괜찮을기다. 다 괜찮을기라.”

줄거리

술집에서 만난 남자와의 하룻밤이 기자들에게 발각된 스타작곡가 수현. 그녀는 그 남자가 미성년자였다는 의혹과 급하게 만든 곡의 표절시비로 궁지에 몰린다. 매니저 진수는 그녀를 자신의 시골집인 거제도로 보낸다. 그 곳에는 진수의 할머니 구두리, 할머니의 친구 박순이, 최끝, 그리고 최끝할머니의 아들 복구만 있을 뿐이다.

“화장실에... 하얀 게... 꿈틀꿈틀...”
“구디를 보고 이라나?”
“밸 지랄을 다 보것네. 화장실에 구디가 있는 기 당연하지, 그라마 국시 그릇에 있을 일이가? 멀쩡한 국시는 왜 다 쏟고 지랄이고! ”

수현은 전화도 안 되고 가게조차 없는 섬에서 답답해하며 사사건건 구두리할머니에게 시비를 걸고 섬에서 나가려 애를 쓴다. 우연히 복구와 마주친 수현은 그가 게이임을 알아채고, 진수에게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음도 알게 된다. 수현의 질투로 할머니들이 계신 자리에서 창피를 당한 복구는 사라지고, 진수는 수현의 매니저를 그만두겠다고 선포하고 복구를 찾아 나서고, 충격을 받은 수현은 술에 취해 우물로 뛰어드는데......

“어디가세요, 복구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