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땅에서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이 뭉친다. ‘젊은 국악연대’가 벌이는 “모여놀기 프로젝트1”이 오는 7월 4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상명 아트홀에서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다. ‘(준)젊은 국악 연대(이하 ‘연대’)는 이 땅에서 ‘국악’을 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동체로서. 지금 현재 이 땅에서 국악을 하며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함께 찾고 싶은 젊은이들의 열린 소통 공간이다. ‘연대’는 2008년 초부터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젊은 국악인들이 하나 둘 모여 결성하게 된 조직체로서, 현재는 정가악회, 키네틱 국악그룹 옌, 가야금 앙상블 아우라,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태동 연희단이 참여하고 있다

1. 젊은 국악연대 ? 왜 모였을까?
젊은 국악 연대는 2008년 한국, 이 땅에서 국악을 하면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동체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간단하고 명쾌하다. ‘지금 현재 이 땅에서 국악을 하며 자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들은 자발적인 의지에 의하여 단체를 설립하고 음악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가나 큰 기업의 소속이 아닌 독립된 ‘음악가’로써의 삶을 택하였고, 스스로의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예술가가 되길 원한다.
음악의 진정한 힘과 예술의 본래적 기능은 시대 안에서 숨 쉬며 살아있어야 하고, 그 시대와 충실히 소통하며 그 안에서 자유의 본래적인 의미를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그 장(場)을 열어지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을 끌어당기고 스스로 그 장을 열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음악을 하기 위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동안 각개전투 방식으로 생존했던 아쉬움을 각자의 외로운 여정을 함께하며 공통의 꿈과 대안을 만들려는 공동체이다.

2. 젊은 국악 연대의 VISION _ 공유를 넘어 대안으로
각 팀 별 음악 작업 교류, 현 시대의 국악계 논단 및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세미나 및 심포지움 개최 등 다양한 방향으로 대중들에게 접근할 예정이다. 또한 관객 개발을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공연 및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젊은 국악 실내악 연대의 찾아가는 상설 공연과 이들의 문화학교 등을 만들 계획이고 해외 공연 유치와 국제 공연 문화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국외활동을 통한 국악의 저변 확대를 실현한다. 마지막으로 젊은 국악 지원 센터를 마련해 신생되는 국악 실내악 팀을 위한 운영 시스템 및 노하우를 지원하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이번 공연은 일회성 공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금 현재 모여 있는 젊은 국악 실내악 연대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국악을 하는 모든 이들이 자발적으로 결성을 하고 또 그들대로 독립생존하고 성장 할 수 있는 가능성만 있다면 ‘젊은 국악 실내악 연대’의 정체성과 목적성에 뜻을 같이 하는 제 3의 국악 실내악 팀으로 확산 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줄거리

소설가 구보와 국악그룹 「옌」이 서울에서 만나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1930년, 경성, 소설가, 구보
박태원 원작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소설가 구보가 집을 떠나 외출하면서 목격하게 되는 하루 광경에 대한 기록이다. 일상 생활의 풍속과 문명을 면밀히 조사, 탐구하는 이 소설은 회화적이다. 또한 예술가 개인이 소설 속에 화자로 등장하여 예술가의 일상을 소재로 창작과정을 드러낸다. 그 시대의 문명이 회화적으로 드러나면서 예술가의 창작 과정을 통해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원작은, 다원예술의 형태를 띄며 동시대의 감성을 음악에 투영시키고자 하는 「옌」에게 꼭 맞는 텍스트다.
『ART YEN THE CITY』 ? 2008년, 서울, 국악그룹, 「옌」
원작의 특별한 성격을 살려 「옌」은 『ART YEN THE CITY 아트 옌 더 시티』라는 제목으로 1930년대 경성을 2008년 서울로 재구성한다. 소설 속 화자는 국악그룹 「옌」이 되어 2008년 목격하게 되는 서울의 광경과 문명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다르지만 같은 땅에서 예술을 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물음을 갖는 구보와 공통된 고민, 공통된 감성을 서로 발견하고 교감의 시간을 갖는다. 변화하는 시?공간을 한 단위로 구성되는 음악은 모두 초연되는 곡으로 12곡 정도가 구성된다. 현재 대세를 이루고 있는 일렉트로닉한 음악과 국악이 만나는 이번 작업을 통해 「옌」은 현 시대의 감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MR. 구보, 박태원
1930년대 첨단의 모던보이 소설가로 이름을 날렸던 구보 박태원은 1910년 서울 수중박골(수송동)에서 태어나 다옥정(다동)에서 자라난 서울 토박이 작가다. 1933년, 절친했던 친구 이상과 함께 문학동인 구인회의 일원이 되면서 조선 문단에 자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구보 박태원은 문장과 소설 형식의 실험을 시도하고 당시 급격히 변해가는 경성(서울)의 도시 풍속을 재기 넘치게 그려내었다. 그 중에서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구보씨’를 통해 당대 젊은 예술가의 일상과 심리를 유머러스하게 그린다. 과감한 형식 실험을 시도하는 모더니스트이자 리얼리스트였던 박태원은 6.25전쟁 중 월북함으로써 남한의 문학사에서 오랫동안 사라진 존재가 되었다. 월북 이후 <갑오농민전쟁>을 집필 북한 최고의 작가로 군림하다 1986년 평양에서 세상을 떠났다.

PROGRAM
1. 서울과 경성사이
2. 지금 여기 예술가의 이름으로
3. 문명이 가슴을 잃고 멈춰서서
4. 황금이 행복을 물고
5. 불안이 서리 내리는 서울
6. 눈뜬 자들의 도시
7. 어느 예술가의 고백 
1. 서울과 경성 사이

Music 1. Tribute to Seoul [작곡 이병렬]
경성. 서울. 그도. 그녀도. 도시를 무척이나 사랑하다. 도시 안에 그는 가난한 소설가로. 도시 안에 그녀는 가난한 예술가 지망생으로. 여기 이 땅. 시간을 넘어, 각자의 영혼의 도구를 넘어. 이 땅에 숨쉬는 글자를, 소리를 느끼다.
2. 지금 여기, 예술가의 이름으로
Music 2. 도시애(愛) [computer programming & mixing 한용석]
Music 3. Mr. GUBO (vocal ver.)
공허한 오선보를. 대학노트를. 손에 쥐고 구두를 신는다. 어디 용돈 벌 자리라도 구할 생각은 없이 밤낮으로 연습으로 공연이나 하는 스물 다섯, 비정규직 프리랜서로. 밤낮으로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쓰는 스물 여섯, 무직의 글쟁이로. 아무런 사무도 갖지 않은 채, 서울의 타자로, 경성의 타자로 오늘을 연다.
3. 문명이 가슴을 잃고 멈춰서서
Music 4. Heart of the Machine
Music 5. Electronic Room
나는 눈 앞의 도시를 본다. 도시의 가슴은 지금 여기의 문명을 만들고, 그 문명으로 도시는 빛날진데, 문명은 그저 0과 1의 단순한 조합으로 대체되어 멈춰 서고 말았다. 뜨거운 가슴이 사라지고 차가운 껍데기만 남은 여기에, 좋은 소설로. 좋은 소리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도시의 이방인은 내가 아닐까.
4. 황금이 행복을 물고
Music 6. Golden Wave (percussion ver.)
Music 7. 얼음무지개 (vocal ver.Ⅱ)
그도. 그녀도. 다시 걷기로 한다. 어디가 행복을 찾을까 생각한다. 시대는 안정과 행복의 조건으로 물질의 풍요를 원한다. 행복이 황금을, 황금이 행복을 만드는 세상. 내 손에 든 작은 노트와 오선보가 과연 이 시대에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런지. 고독이 물씬 밀려온다.
5. 불안이 서리 내리는 서울
Music 8. 딜레마 [mixing 김지로]
Music 9. 도시, 어느 황혼[mixing 김지로]
거리를 쏘다니다 어둠이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렇게 밤이 또 오고 있다. 꿈틀거리는 불안한 네온 사인이 하나 둘 현란히 도시를 밝히고, 피곤에 지친 생활을 가진 온갖 사람들의 발끝은 자기의 집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난 대체 누구와 이 황혼을.
6. 눈 뜬 자들의 도시
Music 10. AM. House (DJ SHOW TIME)
Music 11. The Game
이 타는 갈증을 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새로운 사랑도. 새로운 자극도. 됐다. 그저 좋은 벗에 의지하여 이 밤을 무료하지 않게 보내면 그만이다 밤을 사랑하는 눈 뜬 자들이 가득한 도시. 잠시, 내가 가장 행복하다고 눈을 감고 눈 뜬 도시에 몸을 내맡긴다.
7. 어느 예술가의 고백
Music 12. 모놀로그 (MR. GUBO Ending ver.)
은근하게 비가 내린다. 불현듯 노트를. 오선지를. 꺼내 하루를 녹여낸다. 그도. 그녀도. 이제야. 가벼워진 주머니에. 스쳐가는 시선 속에. 온전히 자신을 비우고. 작은 끄적임으로 영혼의 불을 밝힌다. 그리고 곧 조그만 행복을 갖는다. 그도. 그녀도. 그렇게. 내일. 또. 경성을. 서울을. 거닐다. 글자로. 소리로. 하루를. 아로새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