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오상진 북콘서트:
하루키의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 한 장면을
책 읽어주는 남자 오상진의 감성과 대담하고 맹렬한 연주로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는 피아니스트 루실 정의 해석으로 들어보는 시간
 책 읽어주는 콘서트 <오상진 북콘서트 : 하루키의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가 소개하는 클래식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순례를 떠난 해>


[어떤 피아노 곡 레코드를 듣다가 쓰쿠루는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곡이란 것을 깨달았다.
제목은 몰랐다.
작곡가도 몰랐다.
그렇지만 조용하고 애절함이 가득한 음악이었다.
시작이 단음으로 천천히 이어지는 인상적인 테마. 그 안온한 변주……생략]
무라카미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속에서 리스트의 <르 말 뒤 페이>를 묘사한 장면이다.  
재즈와 클래식에서 자유자재로 소재를 이끌어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음악적 해박함은 가히 전문가 수준이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다. 그가 작품 속에서 이끌어내는 분위기와 감성은 그의 입맛대로 선정하고 녹여낸 음악으로 인해 더욱 특별하게 연출된다. 이번 북 콘서트는 그의 책에서 발췌한 6개의 곡과 진행자 오상진의 감미로운 해설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속 선율을 따라가 본다. 오상진의 감성을 빌려 우리가 읽고 느꼈던 하루키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교류해 보는 시간이다.


무라카미와 리스트의 감성을 나누는 콘서트
무라카미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속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드러나는 클래식은 리스트의 ‘순례의 해’이다. 이 곡은 하루키의 소설에 나왔던 그 어떠한 곡보다 더 도드라지게 곡의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삶에 대한 여정과 그에 따르는 고행을 경험하고 있다는 데에 있어, 리스트 순례의 해 라는 곡은 무라카미의 이번 소설과 개연성이 있다.
무라카미의 소설 속 쓰쿠루처럼 어느 날 마음을 나누던 친구들이나 믿었던 이들에게 갑작스러운 통고를 받거나, 비슷한 아픔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 콘서트를 보고 나서 아련한 슬픔의 여운과 함께 인생에 대한 회고를 느끼게 될 것이다. 주인공 쓰쿠루는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고 다섯 달간을 죽음의 문턱에서 살았다. 그렇게 주인공이 느낀 죽음에 대한 허무와 삶에 대한 의구심으로부터 책의 서문은 시작된다. 이번 북 콘서트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 시대의 자화상 속에서 홀로 설 수 밖에 없었던 자신과 그것을 견뎌내고 지금 이 자리에 서있는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안식과 평온을 전달하고자 꾸며졌다.
하루키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 속에는 멜로디가 곳곳에 숨어있다. 그는 언어로는 풀어낼 수 없었던 부분을 음악이라는 소재로 소화시켰다. 귀로 읽는 독서의 시간. 클래식을 보고, 서문을 감상하며 관객들은 자신만의 하루키를 만들어낸다.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부족하다고 느꼈던 2%의 감성을 채워주는 북 콘서트가 될 것이다.


책 읽어주는 남자
피아노 들려주는 여자


우리시대의 감성코드를 대변하는 오상진
책 속의 라자르 베르만, 그가 아꼈던 제자 루실 정
하루키의 책 속에서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들을 눈만이 아닌 귀로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콘서트가 온다. 책에서는 들리지 않았던 음악을 그가 마주하고자 하였던 장면과 함께 느껴보는 자리를 가져본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MBC전 아나운서로 알려진 진행자 오상진의 감성을 빌려 우리의 머릿속에 들어온 하루키의 이야기를 그가 내어준 음악까지 함께 만나 볼 수 있는 콘서트를 실현하고자 한다.
또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속에서 내내 흘러나온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를 세계무대에서 주목 받는 피아니스트 루실 정이 선보인다. 루실 정은 대담하고 맹렬한 피아니즘을 보여주며 매번 새로운 레파토리로 관객들의 기대를 얻을 뿐만 아니라 책에서 언급된 레코딩의 주인공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에게 바이마르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사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애제자인 루실정이 과연 라자르 베르만의 색채와 그녀만의 감성을 어떻게 곡 속에 녹여 풀어내는지 그녀가 선보이는 리스트의 <순례의 해>가 이번 콘서트를 더욱 더 기대되게 하는 이유이다. 책으로 혼자 만나는 감정이 아닌 나눌 수 있는 콘서트.
주인공 쓰쿠루의 이야기 속 어느 부분에서 음악이 사용되었는지, 클래식이 책 속에서 분위기를 어떻게 주도하는지, 왜 하루키는 그 곡을 도입해야 했으며, 그가 고른 내용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북 콘서트. 오상진은 책을 어떻게 스토리텔링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일지, 관객이 느낀 부분과 오상진이 느낀 부분에 대한 견해를 나누며 다양한 시각에서 무라카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