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또 다른 [고도를 기다리며]가 온다.
부조리극 하면 관객들은 지루하다. 곤혹스럽다. 재미없다. 라는 반응을 보인다.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세계적인 부조리극으로 유명하다.
2008년 <고도를 기다리며>는 문학성에 대한 음미보다는 활기찬 공연 속에서 공감을 추구했던 베케트의 정신을 살려,
지루하거나 곤혹스러운 부조리극, 이성적 사유를 통해 관극하는 부조리극이 아니라, 한바탕 웃을 수 있는 희극으로서의 <고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뭐가 다른가?
1. 널리 알려진 1952년 최초의 불어본 <고도를 기다리며>가 아닌, 1975년 독일 공연을 거치며 베케트 스스로가 수정한 대본을 번안하여, 생경한 상징이나 설명적인 대사들 삭제, 조금 더 원활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 불분명한 표현의 명확성 변화, 대화 중에 함축성을 살린 대사 등 변화된 <고도>를 만날 것이다.
2.공허함과 고립감의 이미지로 대변 되어 온 텅 빈 무대, 나무 한 그루가 2008년 서울 아파트 촌의 놀이터로
무대화 되어, 무대의 볼거리가 많아진 <고도>을 만날 것이다.
부조리극 : 이치에 맞지 아니하는 극작품이라는 의미로, 구성이나 성격 묘사가 불합리하고 기이하여 전통적인 기법을 거부하며 인간 실존의 환상과 몽상적 세계를 묘사하고 있는 것
놀이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지금 여기의 생생한 이야기!!
텅 빈 무대, 나무 한 그루, 여기에는 오랜 세월 <고도를 기다리며>을 대표했던 공허함과 고립감의 이미지가 깃들어 있다.
그와 더불어 고고와 디디라는 인류의 대표 주자를 내세운 이 작품이 무한한 보편성을 감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인류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은유이며, 동시에 대단히 구체적이다.
이러한 보편적 구체성은 그의 텍스트를 막연히 상징적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의 정황으로 이해할 길을 터준다.
이러한 길을 따라, 극단 신작로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도심의 어느 후미진 놀이터를 배경으로 베케트의 보편적 언어를 2008년 우리 삶의 구체성으로 번역해 냈다.
유럽적 이미지로 가득한 <고도>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여기의 현실에 대한 은유로 가득한 <고도>가 될 것이다.
무대 공간의 틀을 깬 공간 예술
고양 아람누리 새라새 극장은 공연의 특징에 따라 모두 16구역으로 나뉘어진 객석과 무대를 움직여 다채로운 변형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첨단의 극장이다.
이번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관객과 무대가 분리되는 프로시니엄의 답답한 틀에서 벗어나, 관객석으로 깊숙이 들어온 돌출무대의 형태를 활용하게 될 것이며, 관객들은 더욱 가까워진 <고도>를 만나게 될 것이다.
텅빈 무대, 나무 한 그루로 대변되어 온 <고도를 기다리며>는 이번 극단 신작로에서 장소를 옮겼다.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먹어버린 늙은 개구쟁이들의 공간….
줄거리
2008년 서울 아파트촌의 놀이터에 40대 후반의 나이만 먹어버린 개구쟁이들이 유년시절 잃어버린
인생의 꿈을 막연히 기다리며 이야기한다.
이들의 놀이의 공간에 럭키와 포조가 지나간다.
디디/고고의 사실적 연기(지금 여기의 상황), 럭키/포조의 표현적 연기(흘러가는 시간),
이 두 가지가 대비를 이루면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생의 본질이 더욱 극명하게 표출된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이 인생의 꿈이다.
그러므로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가 된다. 고고 디디는 놀이터에서
개구쟁이들처럼 논다. 밤이 되고 달이 떴을 때 그들은 놀며 보낸 하루가 자칫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더욱 분명한 것은 놀이의 방식 이외에 인생을 보낼 다른 방도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내일 또 여기로 올 것이다. 기다림을 가장하여 잘 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