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남자와 여자, 인생을 말하다
종철과 선미는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젊은 부부이다. 그들은 함께 회사를 다니고, 함께 외식을 하고, 함께 친구들을 만난다. 그러면서도 성격의 차이, 경제적인 문제, 급기야 아이 문제까지 이들은 일반적인 부부의 문제들을 소소하게 보여준다. 배우 두 명이 그려내는 부부보다 더 부부 같은 이야기는 우리 삶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오버외스터라이히> vs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버외스터라이히>는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극작가인 프란츠 크사버 크뢰츠의 가장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대도시 시민의 일상을 통해, 사회와 그 사회 안에 속한 인간들의 모습을 솔직하게 묘사하고 있다. 크뢰츠의 다른 작품들이 하층 노동자 계급의 인물들을 그렸다면 <오버외스터라이히>는 중산층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더 폭넓은 인간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극 내내 언급조차 안되던 ‘오버외스터라이히’는 뮌헨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작고 조용한 마을로 극이 끝나기 3분전에 겨우 한 번 거론된다. 그러나 인간과 사회의 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절묘한 반전으로 극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 역시 서울과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로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함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자본주의, 그 안에 사는 우리의 모습들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한국 역시 꾸준한 경제 성장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제는 오히려 명품과 해외여행이 당연한 트렌드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끔의 외식과 가끔의 여행도 사치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본주의 시대에 서울에 사는 평범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인지 생각해 보게끔 한다.

수많은 포즈(휴지)들과 사투리의 대사들
등장인물들은 수많은 포즈 속에서 엇갈린 대화를 이어간다. 이는 ‘의식의 부족’ 혹은 ‘언어 능력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한편, 이러한 인물들의 현실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하여 사투리를 이용한다. 원작에도 명기된 ‘사투리’의 활용은 수많은 ‘포즈’와 함께 위태로운 결혼 생활의 생생한 현장을 재연할 것이다. 또한, 사투리의 활용은 관객들이 인물들을 보다 친근하게 만날 수 있게 하는 기제가 될 것이다.

줄거리

부부인 종철과 선미는 밤에 TV를 보면서 또는 함께 식사하면서 잡담을 즐기고, 휴일을 즐기는 평범하고 소박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지적인 것도 부유한 것도 아닌 이들은 같은 직장에서 배달 운전수와 판매 직원으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선미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들에게 불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