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990년대 중반 이후 성악의 본고장 유럽,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에서의 한국 성악가의 약진은 눈부시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해외 진출 1세대로 유럽 각지에서 수연을 남기며 유럽 시장에 ‘한국’이라는 국가 가치를 알렸고,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정기적으로 오르는 베이스 연광철의 호연이 거듭되면서 성악 강국 코리아의 위상은 상승일로에 있다.

2000년 이후 테너 김우경, 소프라노 임선혜를 필두로 차세대 한국 성악가들의 유럽 시장 도전은 더욱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 오페라 극장에는 빈번히 한국인 출신 성악가들의 이름이 캐스팅 보드 가장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유럽 성악계에선 자국 아티스트를 제칠 만큼 무서운 기세로 뻗어가는 한국 성악가들을 정작 국내에선 그 실력을 가늠할 기회가 드물었다. 올해 세 번째를 맞이하는 빈체로 ‘유러피안 갈라 콘서트’는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자신의 목소리를 가다듬어온 집념의 한국 성악가들을 서울 관객 앞에 검증받게 하는 무대이다.

올해는 바로크 레퍼토리에 강세를 보이며 오스트리아 그라츠 오페라 극장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이현(소프라노), 할레 슈타츠카펠레 소속으로 로시니 ‘에르미오네’로 유럽 무대 도전에 나선 김여경(메조소프라노), 벨리니 콩쿠르, 프란시스카 쿠아르트 콩쿠르, 발레시아 무지카 콩쿠르에서 연속 우승한 김기현(테너), ‘파르지팔’, ‘니벨룽엔의 반지’에서의 호연으로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는 최주일(바리톤)로 진용이 갖춰졌다.

주역과 조역을 가리지 않고 유럽 시장에서 자신의 저력을 뿜기 시작한 이들, 신인의 자세로 새로운 무대를 갈구하는 예술가들의 열기는 국내 음악계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번 무대를 위해 이탈리아 출신으로 이미 국내 무대에 여러 차례 갈라 지휘 경험을 갖고 있는 지휘자 주세페 핀치가 가세하고 국내 정상급 악단 유라시안 필하모닉이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