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고전은 재미있다.
2008년 가을, 보는 이로 하여금 박장대소를 터트리게 하는 연극이 찾아왔다. 보는 눈이 즐겁다고 하여 가볍고 쉬운 연극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예술과 고전은 어렵고 진지해야 한다는 명제에 과감한 어퍼컷을 날리는 연극은 다름아닌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의 달콤한 코메디‘말괄량이 길들이기’ 이번 공연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전훈(서울예대 교수)은 “이 연극은 너무 재미있다. 배우의 연기에 의해 살아 숨 쉬는 세익스피어의 희극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배꼽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9월 17일(수)부터 10월 5일(일)까지 세종 M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수 많은 로맨틱 코메디의 원조, 말괄량이 길들이기"
<커피프린스 1호점>, <궁> , <서울뚝배기>, <엽기적인 그녀>,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등, 시대가 변하고 다루는 형식은 다르지만 셰익스피어의 고전 ‘말괄량이 길들이기’테마는 관객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나 TV 드라마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무대 위 배우의 힘으로, 달콤한 클래식 코메디이자 고전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참 재미를 맛볼 것이다.
무대에 올라야 제 맛이 나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영국의 아더 퀼러 카우치 경은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이렇게 평했다. “서재에서 읽으면 별로 신통치 않으나 무대에서만 올려 놓으면 굉장한 작품이 바로 ‘말괄량이 길들이기’ 이다”. 극중 주인공 ‘천방지축 여장부’ 캐서리나와 ‘뻔뻔함의 달인’ 페트루치오가 서로 으르렁 거르며 주고 받는 대사, 이와 맞물려 경쾌하게 진행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이 연극이 왜 무대에 지속적으로 오르는지 반증해준다.
대한민국 남성들이여, 당신은 길들이고 싶은 여자가 있는가?
과연 그럴 자신은 있으시온지?
직장 내에서 알파 걸, 골드 미스 등... 막강 여성들의 등쌀에 떠밀려 남자들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곳은 남자화장실 뿐이다. 흡연실도 요즘은 여자가 많다.
2008년을 사는 대한민국 남자들은 자문한다.
“우리나라에 남존여비 사상이 있긴 했던 거야?”
여자 친구와 와이프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기 못 펴고 사는 대한민국 남성들이 꼭 봐야 할 연극이 바로‘말괄량이 길들이기’이다. 천방지축 개망나니 캐서리나를 오로지 ‘뻔뻔함’과 ‘억척스러움’으로 제압하는 페트루치오는 공연 내내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 페트루치오를 연기한 서울시극단의 간판배우 주성환은 “ 요즘 남자들은 맘에 드는 이성을 보면 길들여 사귀기를 포기하고, 자신이 길들여지는 편을 택한다고 한다. 이번 공연을 보는 남성 관객들이 자신이 길들이고픈 여자를 상상하며 대리만족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케서리나를 연기한 강지은은 “ 남자들은 이중적이다. 청순가련 형의 순종적인 여자를 선호하면서도 천방지축 제 멋대로의 야생적 여자에게 더 끌리기도 한다. 남자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극 중의 캐서리나를 길들이고 싶어한다면 내 역할은 성공한 것” 이라 말했다.
내가 정말... 길들여졌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하는 걸 보니, 넌 역시 남자구나!
페트루치오의 억척스러운 행동에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는 불쌍한 캐서리나는 결국에 이렇게 승복하고 만다.
캐서리나 : 남편은 우리들의 주인, 생명, 보호자, 머리, 군주이십니다.
우리들을 걱정해주며 우리들이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바다에서 육지에서
힘든일을 도맡아 하시잖아요.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밤에도 살을 에우는 낮에도 마다않고 일해 주시는 덕으로
우리들이 집안에서 편히 쉬지요. 그러면서도 우리들에게 뭣을 바라던가요?
사랑과 상냥한 얼굴과 순종을 바랄 뿐이죠.
그토록 큰 빚에 비하면 우리의 지불은 너무나 미미해요.(5막 2장)
하지만 이것이 과연 끝일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한 단순한 남자들은 여자친구의 손을 꼭 잡고 룰루랄라 노래 부르며 극장 밖을 빠져나갈지도 모른다.
단순 남이여, 한번 더 곰곰이 따져보자.
이번 작품을 번역한 신정옥 명지대 명예교수는 “ 이 장면은 남편이 해야 할 일을 조목조목 예시하며 남편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아내에 심신을 바쳐야 하는 가를 극명하게 드러내 주는 대목이다. 결국 남자들은 책임감에 억눌린 처량한 남편으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남이여, 잘 생각하자. 길들여 진척 순종적으로 따르는 케서리나 덕에, 페트루치오에게는 더 큰 육체적 고통을 경험할 지도 모른다. 막이 내려간 이후에 말이다.
매번 흥행은 성공!!! 그에 못지 않은 매서운 비평이 공존하는 작품!!
세익스피어는 세계적으로 위대한 문호이다. 희곡작가로서 그와 같이 온 세계에서 길이길이 존경받고 있는 초일류 작가가 또 있을까? 그러나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많은 시빗거리가 붙는 작품이다. 특히 러시아의 톨스토이와 영국의 버나드 쇼는 이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작품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버나드 쇼는 “정당한 감각을 가진 남자라면, 캐서리나의 마지막 대사를 여성 관객과 같이 듣게 될 때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평했다. 페미니스트들의 평가도 매섭다. 특히 3막 2장 페트루치오의 대사
“ 나의 것은 싫든 좋든 간에 나의 것이요, 나의 발이요, 나의 외양간이요, 또 나의 말, 나의 소, 나의 당나귀요, 나의 이것도 저것도 다 되는 것이요” 는 평소 세익스피어의 사랑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케서리나를 길들이기 위해 굶기고 잠을 재우지 않는 장면에서 페미니스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줄거리
1594년경 작, 파듀아의 부호 밥티스타의 큰 딸 캐서리나는 성격이 거친데 비해 동생 비앤카는 온순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그 때문에 언니인 캐서리나의 성격은 더욱 거칠어지고 난폭한 행동을 거듭하여 접근해오는 남성도 없었다. 베로나의 한 신사 페트루키오가 그녀에게 구혼하고 그녀보다 더 난폭한 언동으로 그녀를 길들인다. 한편, 르센시오는 동생인 비앤카를 사랑하여 가정교사로 변장하여 목적을 달성한다. 또한 페트루키오의 친구인 호텐쇼는 미망인과 결혼한다. 결국 세사람의 신부중에서 누가 남편에게 가장 잘 순종하는지를 테스트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