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Evita>는 1978년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되었고, 1979년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뮤지컬이다. 1996년 알란 파커 감독이 연출하였고, 마돈나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조나단 프라이스가 주연을 맡았다. 팀라이스와 웨버의 원작 뮤지컬을 영화화하기 위해 20년이 걸린 작품이다.
줄거리
1952년 7월 26일.
아르헨티나의 젊은 대학생, 체 게바라가 영화관의 관람석에 앉아 있다. 영화가 멈추고 "아르헨티나의 정신적 지도자, 에바 페론이 세상을 떠났다"는 속보가 극장 안에 울려 퍼진다. 바티칸과 헐리우드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에바의 장례식은 장엄하게 치러진다. 대부분이 농부였던 엄청난 조문 인파들은 구슬피 통곡한다. 체 게바라만이 장례식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에비타'에서 체 게바라의 역할은 때론 해설자로, 관찰자로 혹은 관객들이 에바에게 향해지는 인간적 비난을 자연스레 묵도할 수 있도록 하는 단순한 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체 게바라가 에바 페론을 직접 만난 적이 있는지, 혹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었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에비타>에서 그의 역할은 그 혁명적 전설에 토대를 두고 있다.
물론, 그가 1928년 태어났으므로 페론 부부가 집권했을 때의 나이는 17세, 그리고 에바가 죽었을 당시는 24세였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그는 에바 생존 동안 페론의 통치에 강하게 저항했으며, 이후의 쿠바와 그외 지역에서 보여준 활동은 익히 알려진 대로 젊은 시절 정부에 대한 태도와 밀접히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시간은 1934년으로 돌아가, 배경도 에바의 고향인 주닌의 나이트 클럽이다. 에바 두아르테는 이제 막 15세에 불과하다. 그녀는 출세를 위해 클럽에서 노래하는 탱고가수 오거스틴 마갈디에게 대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데려가 달라고 조른다. 마갈디는 주저하지만, 결국에는 그녀를 데리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향한다. 일단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하자, 에바는 곧바로 마갈디를 버리고 명성과 부의 사다리가 되어 줄 만한 남자들을 찾아 전전한다. 그녀는 모델, 방송인, 영화배우로 계속적인 성공을 거둔다.
1943년, 군부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던 후안 페론 대령이 권력의 중심에 다가서게 된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수년 동안 경제사정과 실업률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아르헨티나 지진 희생자를 위한 자선 공연에서 (이 공연에서 마갈디가 출연한다) 에바와 페론은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그들은 곧바로 서로에게서 자신들이 원하는 어떤 부분을 발견한다. 그때부터 정치적 스타를 꿈꾸는 에바의 야망은 보다 뚜렷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녀는 페론의 아파트에서 그의 여자친구를 내쫓아버리고 페론의 삶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한다. 특히 그녀가 죽는 순간까지 적대시했던 군부와 귀족에 대한 분노를 페론에게 투영할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정치적 상황이 불확실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향한 집념은 페론보다 오히려 에바 쪽이 훨씬 더 강했다.
페론의 대통령 취임식 날(1946년 6월 4일), 카사 로사다의 발코니에 선 에바는 그녀의 야망이 드디어 성취된 사실을 깨닫는다. 군중들은 이제 페론의 아내가 된 에비타의 감성적이고 뛰어난 연설, 그리고 그녀의 매혹적인 외모에 열정적인 갈채를 보낸다. 체 게바라는 페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멀리 떨여져 있지 않은 일련의 폭력 사태를 경험하고, 그 사실을 설명한다.
체 게바라는 에비타에게 그녀 자신과 성공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한다. 에바의 관심은 온통 유럽 방문에 쏠려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좌절을 맛보고, 영국에는 방문조차 하지 못한다.
유럽 순방에서 귀국길에 오른 에바, 그녀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사회의 계속되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무에 전념하리라 마음먹는다. 체 게바라는 노동자 계급을 대변하겠다던 에바의 약속이 아무런 결실도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에바는 에바 페론 재단을 설립하지만, 졸속적인 회계가 문제가 되고 국가 경제에는 하등의 이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비롯해 재단의 혜택을 입은 사람들에게 있어 에바는 신적인 위치로까지 격상된다. 이제 에바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체 게바라의 비판적 시선이 무대를 지배한다. 그는 에바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조소를 보내고, 다시 한번 에바의 솔직한 동기와 페론 정부의 어두운 일면에 대해 질문한다. 에바는 실용주의자다운 답변을 보낸다. "악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이지요.” (“There is evil ever around, fundamental”) 한편, 그녀는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군부가 에바에 느끼고 있던 반감이 고조되고, 체 게바라는 페론 정부의 중요한 실책과 부패 사안들을 거론한다. 페론은 자신의 아르헨티나 통치를 정당화하려고 노력한다. 페론과 에바는 악화되는 시국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사실 페론의 정부 장악력이 수세에 몰리는 상황과 마찬가지로 에바 역시 세력을 잃어가고 있다. 에바는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부통령이 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군부의 반발이 워낙 거센데다, 병마마저 그녀를 쓰러뜨린다. 그녀는 자신이 죽어간다는 것을 깨닫고 마지막 대국민방송을 통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발표한다.
임종의 순간, 그녀 인생에서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 모습들이 에바의 뇌리를 스쳐간다. 하지만 이미 그녀를 성인으로 받아들이던 사람들은 엄청난 비탄에 빠져든다. 에바는 만약 자신이 평범하게 살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까를 자문하여 본다. 아마 그녀가 그렇게 일찍 죽지만 않았다면 그랬을 터이다. 체 게바라는 그녀의 짧은 인생을 바라보며 또다른 결론을 내비친다.
캐릭터
Che | 체 게바라. 사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