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스페인 바로크 연극의 창시자, 로뻬 데 베가의 국내 초연작
이국적인 정통 스페인극을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지난 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 극작가 루이지 피란델로의 연극<엔리코 4세>를 초연한 극단 숲에서 올해는 스페인 작가 로뻬 데 베가의 <후엔떼 오베후나>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려 한다.
로뻬 데 베가는 세르반테스, 깔데론 데 라 바르까와 더불어 17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극작가이다. 세계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천재적인 극작가로도 일컬어지는 그는 스페인 국민극(National Theatre)을 확립했다.
이번 공연은 국내 연극인들과 관객에게 로뻬 데 베가라는 위대한 극작가와 작품을 처음으로 알리고 생소한 스페인 연극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영,불 희곡등의 공연에 치우친 현실에 맞서 문화수입의 편향성을 지양하고 좀 더 새로운 문화적 향유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교량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투우와 플라멩고의 나라로 인식되어있는 스페인은 한국과 1950년 수교 이후 57년이 지났지만 공연 예술 분야의 교류는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극단 숲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임경식 교수(서경대)는 ‘세계연극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 연극을 접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국내 초연으로 연극사적 의미가 있는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이국적인 문화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통 연극으로 작품성과 예술성을 추구하는 ‘극단 숲’의
해외 정통극시리즈 그 두 번째 이야기...
극단 숲은 보다 진지하고 인간과 삶 자체의 의미를 재조명 할 수 있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자 하는 취지로 지난 2002년 창립되었다. 따라서 극단 숲은 오늘의 연극이 점차 진지함과 깊이를 잃어가고 가벼움과 재미만을 쫓는 안타까운 추세를 벗어나 관객들에게 ‘무게감과 재미’를 동시에 전해주고자 2007년 루이지 피란델로의 대작 <엔리코 4세>에 이어 2008년 로뻬 데 베가의 대표작 <후엔떼 오베후나>를 선정하여 공연한게 되었다.
이번 <후엔떼 오베후나>공연을 통해 극단 숲은 관객들에게 스페인의 천재 극작가로 꼽히는 로뻬 데 베가를 소개하는 동시에 진지한 연극도 충분히 재미와 신선함을 느끼게 해 준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극단 숲은 이번 작품을 통해 순수 예술 형태로서의 연극 알리기가 통해 좀 더 가속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후엔떼 오베후나>는 스페인 희곡문학 전공자이자 여러 편의 스페인 및 중남미 희곡을 번역한 김선욱 교수에게 번역 및 드라마투르그를 의뢰했다. 이 작품은 개작이나 각색을 전혀 하지 않고 원작의 맛을 최대한 우리말로 옮겨
스페인 연극, 나아가 로뻬 데 베가의 언어와 정서 및 세계관을 그대로 형상화하려고 한다.

스페인 5대 연극 중 하나인 <후엔떼 오베후나>의 한국 상륙!
바로크 시대의 스페인 국민극이 오늘의 한국과 통하였다!
이 작품은 1476년 푸엔떼 오베후나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농민반란을 소재로 삼은 것으로 집단 심리가 짙은 서정성이 전원적인 풍경과 함께 잘 그려져 있으며, 당대의 정치사회 의식도 잘 표출되어 있는 로뻬 데 베가의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지금으로부터 530여년 전 스페인의 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농민 봉기 사건을 통해 바라본 귀족과 민중의 대립을 다루고 있지만 오늘날의 정치, 사회 상황과 비교해 보았을 때 거울로 삼을 만하다.
작품 속에서 스페인 국민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명예’를 무참히 짓밟는 귀족들의 모습과 그들에 대항하는 민중, 특히 여성들의 혁명적 움직임은 작품이 탄생한 시기가 봉건제도 속 부계사회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가히 센세이셔널하다고
볼 수 있다. 권력을 움켜쥔 귀족의 부패와 폭정에 맞서는 민초들의 저항은 오늘날 거대 자본과 권력에 대항하는 네티즌,시민들의 그것과도 닮아있다.
비록 이 작품이 지구 반대편 유럽 대륙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있는 우리들이 무대 위에서 공연을 접했을 때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시대성을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

후엔떼 오베후나의 사령관 페르난 곤살레스 데 구스만은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권력을 남용하여, 남자들을 함부로 다루고 여자들을 성폭행하는 등 온갖 악행을 다 저지른다. 그는 내전에서 이사벨 여왕과 왕위계승권을 놓고 다투던 후아나 라 벨뜨라네하의 편에 서게 되고 자신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어린 군단장을 끌어들인다.
씨우다드 레알을 정복하고 돌아오는 사령관을 축하하기 위해 푸엔떼 오베후나 주민들은 성대한 잔치를 벌인다.
그때 마을처녀 라우렌시아를 보고 마음을 빼앗긴 그는 그녀를 겁탈하려 하나 그녀의 애인 프론도소의 개입으로 실패한다. 마을위원회는 사령관에게 마을의 주군답게 행동하고 자신들을 예로써 대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사령관은 그들을 비웃는다.
그는 마을 사람들 같은 평민들에게는 명예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편 씨우다드 레알이 가톨릭 양왕에게 포위되자 사령관은 도시를 지키기 위해 다시 전쟁터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