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콜렉션 The Collection (1961)
하룻밤 사이의 불륜사건, 그 각기 다른 진술들.
<콜렉션>은 1961년 텔레비전 방송용으로 쓰여져 방영되었고, 1962년에 연극공연으로써 초연되었다. 이 작품은 드레스 콜렉션의 업무차 출장 여행을 떠났던 제임스의 아내 스텔라와 해리의 동성애 친구 빌의 하룻밤 사이의 불륜 사건에 대한 각 인물들의 진술, 그리고 서로 어긋나는 진술들의 ‘수집’과 ‘추측’이 야기하는 파장에 대하여 다룬다
‘판굿 코리아’ 극단 제4회 정기공연에서는 헤롤 드 핀터의 ‘콜랙션’이라는 작품으로 양성애와 동성애라는 우리의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은밀한 관계를, 등장인물과 관객이 서로 다른 4개의 눈초리로서 공연을 보는 내내 궁금증을 유발하며 극을 이끌어 간다. 이번작품은 아직까지 사회로부터 부적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그들을 왜곡하지 말고, 그 자체의 감정을 인정해주자는 연출의 의도가 깃들여있고 이것을 관객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하룻밤 정사로 인한 사건의 정보를 수집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추측들이 난무하며, 왜곡되는 사실에 의한 극적 장면들로 구성되어있다.
이번 연극의 포인트로는 무대가 세부분으로 나뉘어져있는데 가운데는 스크린 같은 느낌의 큰 흰 천을 가로질러 놓고 모든 사건이 그림자처럼,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느낌으로 이미지를 부각 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관객이나 배우들이 상상하거나 걱정하거나 추측하게 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과장되게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이러한 효과는 처음에 언급했던 4개의 눈초리의 느낌을 잘 살리기에 충분하다.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숨소리와 호흡소리 등으로 묘한 느낌이 들도록 하고 그 위에 전화 목소리가 들리는 등 흰 천의 실루엣 효과와 더불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극을 흥미롭게 이끌어간다.
이처럼 극은 관객들에게 서로의 관계를 의심하게 하는 실마리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들려주는데,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로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나 소문들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오해하기도 한다. 또 우리가 이야기를 들을 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보통 자신의 잣대에 비추어 확대하거나 축소하여 왜곡되지는 않는지...
그래서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이러한 습관적인 행동으로 인해 진실이 왜곡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도 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