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최서해의 소설 <기아와 살육> 속에는 1920년대 돈과 가난 때문에 가족이 견딜 수 없는 멍에가 되어야 하는 가혹한 현실이 드러난다. 돈과 가난 때문에 ‘가족’을 살해하거나 동반 자살 하는 사람들은 2014년의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빌려온 환상>은 2014년의 가혹한 현실의 이야기와 소설 <기아와 살육> 속 이야기 두 개가 서로 병치하여 전개되다가 더 먼 과거의 더욱 가난했던 날들로 ‘환상’ 속에서 날아간다. 김소진, 이이화 두 배우가 판소리의 소리꾼으로 출연하고 이현배 배우의 극중 1인극으로 출연한다.

줄거리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경수는 어머니의 장례식장을 차렸지만 오는 사람이 없어서 하릴 없이 혼자 앉아 있다. 그러던 중 김참봉이 찾아와 조의금으로 큰 돈을 건넨다. 돌려주려고 하지만 한사코 넣어두라며 급힌 떠나는 김참봉. 아픈 아내를 생각해서 일단 품에 넣고 처마에 앉아있다가 이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전날을 회상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머니의 죽음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분노한 경수는 김참봉을 찾아가서 진실을 알게 된다.
한편 국내 유명 구두회사에서 ‘장인의 손’으로 불리던 주인공이 있다. 갑자기 회사가 워크아웃 신청을 하자 졸지에 실업자가 된다. 30년 동안 구두 만드는 일만 하였던 그는 직접 원단을 사다가 팔게 된다. 하지만 구두방에서 조차 외면을 당하게 된다.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난 명품 구두 짝퉁 판매업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게 동업을 제안하게 된다.
이 두 가지 이야기가 서로 무관하게 병치되어서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