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지난 19회 소극장공연때와는 또 다른 형태.
변수가 없고 1부터 100까지 완벽하게 정리하고 무대에 올라야하는 공연.
엄청난 제작비와 물량 사람들 그리고 모두의 마음이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공연.
계획은 했지만 이렇게 시작될 거란 건 사실.
우리는 수많은 일들을 계획하지만 불행히도 대부분 내가 생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문제.

삼성홀.
느낌이 좋았다.
천장이 유달리 높고 좌우시야가 넓다.
객석은 비록 700석 남짓이지만 어디서 보아도 무대는 선명하다.
이렇게 나 그리고 우리 친구들의 품으로 들어왔구나 싶어 빈 무대에서 천장을 바라보는데 왈칵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엔리오모리코네의 내한공연을 무려 3번이나 함께 만드셨다는 이번 공연의 총감독님과 동환이형이 먼저와 있었다.
무얼 원하냐는 물음에 단 한가지만을 말씀드렸다.
소리요. 좋은 소리요.
무려 40명의 연주자가 참여하는 이번공연
그들의 세밀하고 아름다운 연주가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씀드렸다.

7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40명의 연주자를 무대에 올린다는 건

사실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마도 제정신이 아니란 소리를 듣기 좋은 기획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 싶었다.
변덕스럽고 의지가 박약하고 바보 같은 선택을 주로하고 살지만,
그리 크지 않은 공연장에서 음악으로 인해 행복해질 우리의 모습을 그려보니
이건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인 것 같다.


비메이트 클럽
‘#1 공연장에 답사를 다녀오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