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번 ‘그리고, 다시 봄 김매자’ 에서는 안무자의 인생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작품 세 가지를 선별하여 올린다. 가장 함축적 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으로 역동적인 구성을 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춤꾼 김매자의 삶을 100분에 모두 느끼고 호흡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김매자의 춤 인생 60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봄날은 간다>를 통해 얻은 찬사와 감동을 다시 한 번이 작품<그리고, 다시 봄 김매자>으로서 새로이 조명한다. 김매자의 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을 집약하여 나타내었던 ‘봄날은 간다’와 한국전쟁당시 김매자가 직접 겪었던 실향민의 아픔을 다룬 작품 ‘얼음강’그리고 전통악기의 다양한 선율유형과 함께 예술적 경험을 공유 할 수 있는 ‘춤, 그 신명’. 대표적인 작품들을 통하여 이번 무대에서는 춤꾼 김매자의 삶을 돌아봄과 동시에, 우리나라 한국 창작 춤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는 무대를 갖고자 한다.

줄거리

봄날은 간다
그동안 "봄날은 간다"라는 동일한 제목으로 대중가요, 영화, 시, 드라마, 미술작품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작품이 발표되었다.
‘봄날은 간다’의 안무자는 13명의 가수가 부른 각기 다른 편곡의 가요 ??봄날은 간다??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었다. ??봄날은 간다??는 안무자도 평상시 무의식중에 흥얼거릴 정도로 애정을 느끼는 노래이자, 1953년 백설희에 의해 처음 발표된 이후부터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 개개인의 삶과 함께 흘러온 노래이다. 한국인의 정서를 건드리는 감성뿐만 아니라 깊은 의미와 시간이 압축되어 있는 곡이다.

지난 2012년 12월 창무 예술원에서 <봄날은 간다>를 올린 이유 역시 한국 창작 춤도 원곡처럼 일반인들의 삶 속에 함께 흐르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본 작품을 통해 한국창작무용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어서 접근하기 힘들다는 일반인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바꾸고자 한다.
또한 시각적이며 함축적인 작품 제목과 시적인 감성이 풍부한 노랫말에서 한국 창작 춤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여 한국 창작 춤의 소재를 새롭게 개발하고, 대중가요와 한국창작춤의 접목하여 한국창작무용의 영역을 넓히고자 한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오랜 시간 함께 춤을 연마해 온 창무회 단원들의 다양한 개성이 안무자의 탁월한 안무력과 앙상블을 이루어 창무회의 또 다른 대표 레퍼토리로 작품을 발전시키고, 해외 무대도 진출시키고자 한다. 대중가요를 모티브로 하되 다양한 편곡과 새로 작곡된 음악의 영감을 받아 한국적인 정서를 전달하면서도 국내외에 어디라도 소통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자 한다. 

춤, 그 신명
이 작품은 전통악기의 다양한 선율 유형과 함께 한다. 춤의 구조는 탈춤이나 농악과 같은 마당에서 행해지던 다양한 전통춤에서 파생된 작품으로 춤을 출 때 무용수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집니다.

우리가 왜 춤을 추는가?
우리에게 춤이란 무엇 인가?
어떻게 우리는 우리 삶과 춤을 조화시키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가슴에 담고 무용수들은 관객들과 “신명(신이 지배하는, 일종의 예술적 황홀 감)” 이라고 불리는 예술적 경험을 나누어 공유하고자 하며 때때로 무용수들은 리듬에 따라서, 분위기에 따라서, 그들의 감정에 따라서 즉흥적으로 그들의 “신명”을 관객들에게 전이(전파)합니다.

얼음강
안무가 김매자가 60년 전 전쟁 속에 겪었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인<얼음강>의 기본 개념은 언 강을 건너는 행위들을 무용언어로 형상화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그 춤은 얼음의 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매 순간 직면하는‘존재의 공포’를 둘레로 어떤 시적 메아리를 만들고, 작품의 직접적 모티브는 탈북자들, 혹은 50년 전의 어떤 전쟁을 피하여 삶을 몽땅 버리고 떠나야 했던 피난민들의 도강과 관련이 있지만, 이 무용공연은 그러한 역사적 현실을 무대 바깥의 맥락으로 지워낸 채, 살얼음 위의 한발 한발 내딛는 발들에 집중되어 바닥 밑의 깊은 공포와 아슬아슬한 그 발자국들은 우리 삶 전체에 대한 의문부호를 남겨주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