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모차르트의 핵심, ‘즉흥적 양식’을 만나다: 모차르트 스타일과 즉흥 연주
이번 공연의 의의는 ‘로버트 레빈’ 이 ‘모차르트’를 연주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모차르트는 실제로 공연장에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을 연주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가 악보로 남겨 놓은 것은 최상의 유일한 해법이 아니라 수 많은 가능성 중 하나일 수 있다. 또한 당시의 악보는 전문 연주가가 아닌 아마추어 애호가를 위해 출판된 것이고 이런 악보의 의미조차 점차 변해가던 시기여서, 모차르트가 실제로 자기가 원하던 것을 모두 악보에 기록했는지 최소한의 것만 남겼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현재 전해지는 악보에 즉흥적인 장식을 더 추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로버트 레빈은 모차르트 전문가로서 이 분야의 선두주자이기에 오는 10월 펼쳐지는 무대는 모차르트에 해석에 관한 최신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개개인의 스타일과 어법이 있듯 레빈은 모차르트의 스타일, 모차르트 고유의 음악 언어를 체계적으로 연구해서 진짜 모차르트라면 어떻게 쓰고 연주했겠는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1부가 즉흥을 즐긴 모차르트 스타일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면, 레빈은 2부에서 그 스타일로 즉흥 연주를 ‘실제로’ 보여준다. 레빈은 즉흥 연주의 본질이 ‘관객과의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스포일러 당하고 재미있는 영화 감상 못하듯, 악보에 적힌 대로 감상하는 연주가 아닌 상상력 넘치는 모차르트 양식의 현장이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미완성 작품을 완성하여 직접 연주까지
2부 즉흥연주 후에는 레빈이 모차르트의 미완성 소나타로 알려진 K. 400과 K. 312를 그가 직접 완성시킨 버전으로 연주한다. 연주자인 동시에 학자, 작곡가로서의 ‘전방위적’ 로버트 레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 고등학교 시절 당대 최고의 음악 교사였던 나디아 불랑제에게서 음악을 배운 그는 파리 유학 직후 하버드에 진학했으며, 1968년 하버드 학부 졸업 시 제출한 논문이 ‘모차르트 미완성 작품에 관한 연구(The Unfinished Works of W.A.Mozart)’ 일 정도로 오래 전부터 모차르트에 대한 학문적 깊이가 남다르다. 레빈은 본인의 경험과 기풍을 그대로 살려 교수(현재 하버드 인문학 석좌 교수)직에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레빈이야말로 21세기 하이브리드 시대를 리드하고 있는 인물인지도 모른다. 과거의 작품이든 현재의 작품이든 매 순간 살아 있는 음악으로 청중을 자극하여 음악 예술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것이 그의 목표. 레빈만의 음악적 경험이 집결하는 곳 ‘무대’ 는 2008년 10월 한국에서도 흥미 진진한 장이 될 것임에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