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름은 없지만 ‘나’라는 자의식 분명한 고양이의 좌충우돌 인간세상 관람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오만하고 방자하기 이를 데 없는 고양이가 사람들의 동정과 관심을 한 몸에 받고는 자신이 고양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인간 세상의 일원이라는 터무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극단 여행자의 젊은 연출 이대웅과 밴드 ‘고래야’의 리더 옴브레가 만나 음악극 형식으로 관객에게 즐겁고 신나고 한편으로는 작은 울림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사천의 선인> 

서사시를 쓰기 힘든 시대.

우리도 안다, 모든 기회에 웃어야만하는 것이 긍정을 낳는다는 것을,
그녀의 눈물은 아름다웠고, 새 옷들은 미끈하게 브라운관에 떨어진다.

저기 기울어진 배 한 척이 가라앉고 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눈물을 훔치면서
그물로 가라앉는 축구공에 위로한다.

둔치로 길게 뻗은 유려한 자전거길과 행복한 천막들이
우리에겐 보이지 않는다. 우린 무엇보다도
비 온 뒤 눅눅해진 종이더미들이 눈에 띌 뿐이다.
왜 우린 자꾸
80대 여자가 종이더미를 끌고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우리 시의 운을 맞춘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거의 오만처럼 생각된다.

새로 닦인 강물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들에 대한 경악이
우리의 가슴 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번째 것이

우리로 하여금 이곳에 서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