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어른들의 청소년극 만들기

소극장이 밀집해 있는 대학로에는 매일 저녁 연극을 관람하려는 청소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연극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만큼, 청소년은 공연 관객을 모으는 모객마케팅의 주요 대상이기도 하다. 또한 다양한 청소년 연극제에 참가하며 세상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국청소년연극제의 참가 작품 목록을 보면 오래 전에 발표된 희곡들이거나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 많다. 출판된 청소년 희곡집도 몇 권 되지 않는다. 교사들이 학생들과 공연할 작품을 찾을 때도 마땅한 작품이 적거나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문제로 인식한 연극인과 청소년이 모여 ‘청소년극 페스티벌 ’을 개최한다. 청소년기에서 아직 성장하지 못한 B성년들의 성찰과, 未성년이 아닌 美성년으로서의 환기를 의미하는 은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7월 3일부터 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줄거리

A팀-1. <방과 후 앨리스>
청소년 문제는 우리가 해결한다! 방과 후 앨리스! 청소년의 시각에서 청소년의 고민을 해결한다.
어느 날 부터인가 카톡도, 문자에도 답이 없는 반 친구들의 따돌림... 고민하던 정민은, ‘방과 후 앨리스’라는 해결사들에게 자신의 왕따 문제해결을 의뢰하게 된다. 해결사들은 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반 아이들과 소통을 시작하는데… 가해자로만 보이던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고민거리를 털어 놓으며 몰랐던 서로의 고민을 알게 된다. 정민이 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모두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한 해결사들은 이들의 고민을 성공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지하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또 다른 청소년 의뢰자를 찾아 다시 떠나간다.

A팀-2. <복도에서>
미경은 영석과 연애를 시작하면서 단짝이었던 은수와 거리가 멀어졌다. 어느 날 은수가 말없이 전학을 가버리고 나자 사람과 사람 사이가 소리 없이 멀어지는 일에 마음이 불안해졌다. 복도에서 담임과의 상담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나 마음이 불안하여 사귀는 남자친구와도 다투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을 놀리기도 하지만 정작 상처 받는 것은 미경 자기 자신일 뿐이다. 그런 미경의 마음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준호는 미경과 다투다가 얼떨결에 이별을 통보하게 된다.

A팀-3. <한 번만 좀 때려볼 수 있다면>
이 작품에는 작가 본인의 체험이 담겨있다. 청소년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늘 이유 없이 화가 나 있던 모습들과 마주친다. 넘치는 에너지 때문이었는지, 다니기 싫었던 학교 때문이었는지,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했던 가족들 때문이었는지, 세상이 불공평하게 만들어진 건 아닐까라는 무의식적인 깨달음 때문이었는지는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계속 화가 나 있었고 그 화를 풀기 위해 누군가를 혹은 뭔가를 너무나 때리고 싶었다는 것 뿐. 하지만 때리는 대상이라곤 자기보다 약해보이는 같은 반 친구라든가 만만한 친동생이라든가 자기보다 못 나간다고 여기는 불량배들이었다.
세상에 대해 화를 내면서. 결국 세상의 시스템처럼 자기보다 만만한 대상들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우리들은 자기보다 강한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때려보지 못했다. 그때의 우리들은 강해보이고 싶었지만 강하지 못했던 우리들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이다.

B팀-1. <개천의 용간지>
지방의 한 고등학교 영화동아리의 학생들이 청소년 영화제에 출품할 작품 만들기에 돌입한다. 그런데 한 친구가 자신이 찍어온 다큐멘터리가 있다고 한다. 그 영상은 지역 내의 한 기업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대규모로 정리해고 되면서 그들이 일으킨 파업의 과정을 담은 것이다. 아이들은 이 영상을 탐탁해 하지 않는다. 워낙 큰 사회 문제였거니와, 그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친구도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사건과 관련한 또 하나의 죽음이 발생하면서 아이들의 갈등은 더욱 커진다.

B팀-2. <美 성년으로 간다>
고등학생 시은이 태어나기도 전에 가출해 자취를 감췄던 오빠가 18년 만에 집으로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결혼식에 참석차 가던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남매는 부모님의 장례식장에서 첫 대면을 하고, ‘조금도 울지 않는 독한 남매’라는 눈총을 받는다. 남매는 서로에게도 상처를 입히는데, 그 과정에서 틱 장애를 앓던 오빠는 발작하며 쓰러진다. 시은은 오빠의 여자친구를 통해 오빠의 불행했던 청소년 시절과 트라우마를 알게 되고, 하나뿐인 친구에게도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오빠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부모의 무덤 앞에선 네 사람은 비로소 조금씩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