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그로테스크 연애 블루스 <그녀가 돌아왔다>는 현대 독일어권 극작가를 대표하는 뒤렌마트의 최고 걸작인 <노부인의 방문>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71년, 안소니 퀸,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어 호평을 받았고 영화, 뮤지컬 등 복수극을 다룬 다른 장르의 소재로 벤치마킹 될 만큼 드라마틱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갖고 있다. 연애, 배신, 추방, 복수, 살인, 탐욕 등 인간 본성을 파헤치는 <노부인의 방문>은 사랑과 허상, 진실과 허위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2006년 공연에 이어 앵콜 공연되는 2008 <그녀가 돌아왔다>는 시니컬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이수인 연출의 눈으로 원작이 각색, 재구성되면서 클라라의 귀향을 둘러싼 여러 의문들을 풀어가는 미스터리한 구조와 돈을 무기로 옛사랑 알프레드의 죽음을 요구하는 클라라의 처절한 사랑의 집착에 초점을 맞추었다.
클라라로 분하는 중견 배우 김화영을 제외한 모든 인물은 일곱 명의 남자 배우가 열연한다. 일곱 명의 남자 배우들은 코러스가 되어 독무와 군무를 추기도 하고 현실은 수시로 과거를 왕래하고, 유사한 사례를 보고하며, 나레이터가 되어 사건을 설명하고, 캐릭터들이 코러스가 되고 코러스가 캐릭터로 분화되는 모습을 연출한다. 탄탄한 드라마를 기반으로 하지만 연출은 고전적인 드라마 구조를 벗어나 장면을 해체,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사건의 이면을 바라보게 하며, 추리와 미스터리의 재미를 더해준다.
무엇보다 가수 이미배가 특별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쇼와 드라마가 어우러진 버라이어티 형식을 보여줄 것이다. 극의 분위기가 무르익거나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그녀가 불러주는 신곡과 히트곡은 극에 페이소스와 웃음을 주며 연극을 보면서 콘서트의 감동까지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줄거리
40여 년 만에, 그녀가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은 들뜨기 시작한다. 여덟 번의 이혼으로 얻어낸 위자료로 거부가 된 그녀가 우리 고장 출신이라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반갑기만 하다. 사람들은 그녀가 몰락한 마을에 경제 부흥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푼다.
한편, 마을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돌아온 그녀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제시하며 단 하나의 조건을 내건다. 알프레드의 목숨. 그녀의 첫사랑이자 철저하게 자신을 배신했던 남자의 죽음을 원하는 것이다.
중년이 된 알프레드는 소박한 가정을 꾸려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시장으로까지 추대될 정도로 마을 사람들의 신임을 받고 있다. 알프레드에게 과거를 회상시키며 위협하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알프레드의 목숨을 담보로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주는 클라라.
그녀의 사랑에 대한 집착은 어디까지인가, 클라라는 과연 알프레드의 목숨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