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성북동비둘기의 “자전거-Bye cycle"

연극을 통해 온몸으로 역사를 맞이하는 특별한 체험

이번 공연은 오태석의 ‘자전거’라는, 한국 연극사에서 무척이나 귀중하지만 문학적 차원의 활발한 연구에 비해 무대에서는 비교적 회자되지 못했던 작품을 새롭게 재조명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오태석의 희곡 <자전거>는 윤서기의 사적인 기억과 그의 앞 세대가 그에게 남긴 역사적 상흔의 겹침을 자전거를 타고 걸으며 나누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 판타지적으로 풀어간 작품이다. 윤서기의 할아버지는 친일 인사였고, 아버지는 인공 피해자였다. 또 그에게는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을 등기소에 갇혀 불에 타 죽게 한 데 일조한 죄책감으로 제삿날이면 사금파리로 얼굴을 그어대는 당숙이 있다. 그 모든 과거의 그림자에 질려 제삿날 귀가를 늦추는 동안 윤서기에게 일어난 다양한 일들을 원작은 담고 있다.

본 공연에서는 특별히, 일부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자전거를 돌려 그 불빛으로 공연을 보도록 하는 새로운 장치가 도입된다. 그리하여 전 공연이 실시간으로 오늘의 관객을 건드릴 수 있도록 원작 텍스트는 십여 개의 에피소드로 분할되고, 각 에피소드는 원작 내용의 현대적인 알레고리로 변형되며, 드라마보다 퍼포먼스 감각으로 채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