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 작품은 불구로 태어나 가정에서, 사회에서 천대를 받던 아들 늑대가 이 세상에 자기 울음소리(생의 의지, 생명의 숭고함) 하나 남기고 가는 이야기이다. 다양한 상징적 장치와 냉소적인 유머를 통해 현대인의 존재방식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를 이끌고자 주인공을 인간이 아닌 늑대로 치환하여 전개해 나가는 우화 극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정교화 되면서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경계는 오히려 교묘해졌으며 공고화 되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상이라는 세계 너머 그 바깥세계(外界)에는 비정상이라 불리는 집단인 사회적 약소자(약자+소수자)가 있다. 한때는 철거민이란 이름으로, 한때는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때는 을(/乙)이라 불리는 사람들. 스스로 루저라고 자기비하 하는 사람, 그리고 이 축에도 끼지 못하는 사람 등 이들 모두 이 세계가 아닌 바깥세계, 아니 어쩌면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대사를 통해 연출은 이들의 언어가 남루하거나 악에 바친 거친 저항의 목소리로 전달되기 보다는 연민과 아픔으로 가득 찬 가늘고 질긴 숨소리로 표현하고자 한다.

줄거리

태어날 때부터 두 팔이 없는 불구의 몸으로 태어난 아들은 밖으로만 떠돌다 3년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엄마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자해공갈 보험 사기 계획을 세우지만 이를 못마땅히 여긴 아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어머니와 말싸움을 벌인다. 엄마는 가정에 무책임한 아들이 집을 떠나버렸던 아버지와 닮았다고 힐난하고, 아들은 이 모든 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하며 잠을 청하려는 순간 멀리서 굶주린 사냥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려오고.. 엄마와 아들은 두려움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