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이미 소설로 존재하는 이야기를 연극으로 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무대 위로 옮겨 왔을 때 소설에서 주는 울림과는 다른 울림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다.
연극으로 공연 될 <백의 그림자>는 그림자에게 신체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림자들은 영상이나 조명의 움직임에 따라 일그러지는 음영이 아니라 그림자 역을 맡은 배우들의 육체로 구현될 것이다. 그림자야말로 고통이고, 그 고통을 적확하게, 환상이 아닌 실재하는 것으로 드러내는 것이 이 공연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림자들은 등장인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일상과 동떨어진 다른 차원의 음험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들로부터 나온, ＇우리＇와 같은 어떤 것이다. 평온한 일상의 이면에 우리 자신을 몰아가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행하는 폭력의 가능성이 잠재해 있음을 드러낼 것이다.
캐스트는 all female이다. 고통 받는다는 사실 앞에서 모든 인간은 같은 존재다. 부조리한 외부의 폭력 앞에 개인들은 똑같이 무력하게 떨게 된다. 성별이나 연령대와 같은 기준들이 부여하는 역할들 이전에, 고통 받는 존재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 우리 모두가 고통의 매커니즘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그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눈먼 가해자이자 고통 받는 피해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시(正視)하며, 짐작해보고 이해해보려 시도할 것이다. 그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극으로 공연 될 <백의 그림자>는 그림자에게 신체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림자들은 영상이나 조명의 움직임에 따라 일그러지는 음영이 아니라 그림자 역을 맡은 배우들의 육체로 구현될 것이다. 그림자야말로 고통이고, 그 고통을 적확하게, 환상이 아닌 실재하는 것으로 드러내는 것이 이 공연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림자들은 등장인물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일상과 동떨어진 다른 차원의 음험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들로부터 나온, ＇우리＇와 같은 어떤 것이다. 평온한 일상의 이면에 우리 자신을 몰아가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행하는 폭력의 가능성이 잠재해 있음을 드러낼 것이다.
캐스트는 all female이다. 고통 받는다는 사실 앞에서 모든 인간은 같은 존재다. 부조리한 외부의 폭력 앞에 개인들은 똑같이 무력하게 떨게 된다. 성별이나 연령대와 같은 기준들이 부여하는 역할들 이전에, 고통 받는 존재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 우리 모두가 고통의 매커니즘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그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눈먼 가해자이자 고통 받는 피해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정시(正視)하며, 짐작해보고 이해해보려 시도할 것이다. 그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줄거리
프로젝트 414의 <백의 그림자>는 작가 황정은의 동명 장편 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황정은 작가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단의 큰 주목을 받아왔으며 이 작품으로 43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백의 그림자>에는 도심 한복판의 40년 된 전자상가에서 일하는 두 남녀, 은교와 무재의 사랑이 있다. 재개발로 전자상가가 철거되며 그곳을 터전 삼아 살아온 각 인물들이 겪는 이야기가 있고,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홀로 일어서는 스산한 그림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림자들을 따라 멍하게 걸어가고 싶어지는 마음을 붙드는 생의 중력이 있다. 안위와 끼니를 걱정해주는 서로가 바로 그 중력이다.
은교와 무재의 그림자가 일어난다. 환상적이고 환상적이다. 그렇지만 왠지 환상이 아닌 것만 같다. 어젯밤에 내 그림자도 일어섰던 것 같아 두렵다. 고통이 쌓이고 쌓여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각자의 그림자가 일어난다. 이 이야기는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다.그렇지만 이것을 하나로 뭉뚱그려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표현하는 것을 지양한다. 다만 각각의 그림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아가, 타인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이것은 그림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며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괜찮다.
은교와 무재의 그림자가 일어난다. 환상적이고 환상적이다. 그렇지만 왠지 환상이 아닌 것만 같다. 어젯밤에 내 그림자도 일어섰던 것 같아 두렵다. 고통이 쌓이고 쌓여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각자의 그림자가 일어난다. 이 이야기는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다.그렇지만 이것을 하나로 뭉뚱그려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표현하는 것을 지양한다. 다만 각각의 그림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아가, 타인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 이것은 그림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며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괜찮다.
캐릭터
은교 | 일어서는 그림자를 두려워하면서도, 그에 매료된다. 세계를 향한 섬세한 촉수를 지닌 사람. 조용하고 다정하지만 그 속에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바보들”하며 넘겨버리는 섬짓할 정도의 덤덤함이 숨어있다.
무재 | 매정한 것 같다가도 한없이 다정하여 정신 못차리게 만든다. 똑똑하고 요리도 잘한다. 그러면서도 동요 <구두 발자국>을 부를 때 가사가 슬퍼 목이 메인다며 마저 부르지 못하는 아이 같은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은교가 불러달라고 하면 끝까지 불러버리는 남자다. 그림자가 일어서는 세계를 의심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결국에는 따뜻한 사람
여씨 | 팥빙수를 좋아하는 전자 상가의 아저씨. 기술 보유자. 무뚝뚝하지만 은근히 주변 사람들을 다 챙겨준다. 그림자가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분노하지 않는 ‘어른’이다.
유곤 | 비누냄세에 체크 셔츠. 복권 당첨 확률을 계산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다니는, 남들보다 조금 급한 남자. 그런데 이 남자, 왠지 잘해주고 싶게 만든다. 그가 집에서 하는 일은 성경을 던져 쥐며느리를 죽이는 일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의 그림자가 일어섰던 기억에 사로잡혀 있다.
그림자 | 이 작품에서 은교나 무재 같은 등장인물들의 내부, 상황의 진실, 장면의 정조에 맞닿아있는 정서. 그 모든 정서와 분위기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 그림자이다. 그래서 그림자는 이 작품에서 일종의 날시가 된다. 그림자는 그렇다고 완전히 수동적이며 종속적인 존재는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그림자이므로, 그림자들 역시 생명을 가진다. 그림자들만의 시간이 있다. 그들이 끝내 일어서고, 그들이 끝내 폭발하는 순간이 그림자들의 시간이다.
무재 | 매정한 것 같다가도 한없이 다정하여 정신 못차리게 만든다. 똑똑하고 요리도 잘한다. 그러면서도 동요 <구두 발자국>을 부를 때 가사가 슬퍼 목이 메인다며 마저 부르지 못하는 아이 같은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은교가 불러달라고 하면 끝까지 불러버리는 남자다. 그림자가 일어서는 세계를 의심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결국에는 따뜻한 사람
여씨 | 팥빙수를 좋아하는 전자 상가의 아저씨. 기술 보유자. 무뚝뚝하지만 은근히 주변 사람들을 다 챙겨준다. 그림자가 일어나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분노하지 않는 ‘어른’이다.
유곤 | 비누냄세에 체크 셔츠. 복권 당첨 확률을 계산하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다니는, 남들보다 조금 급한 남자. 그런데 이 남자, 왠지 잘해주고 싶게 만든다. 그가 집에서 하는 일은 성경을 던져 쥐며느리를 죽이는 일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의 그림자가 일어섰던 기억에 사로잡혀 있다.
그림자 | 이 작품에서 은교나 무재 같은 등장인물들의 내부, 상황의 진실, 장면의 정조에 맞닿아있는 정서. 그 모든 정서와 분위기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 그림자이다. 그래서 그림자는 이 작품에서 일종의 날시가 된다. 그림자는 그렇다고 완전히 수동적이며 종속적인 존재는 아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그림자이므로, 그림자들 역시 생명을 가진다. 그림자들만의 시간이 있다. 그들이 끝내 일어서고, 그들이 끝내 폭발하는 순간이 그림자들의 시간이다.
